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7일 오전 검찰 조사 출석 직전, 검찰의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송영길 전 대표 전직 비서 자택 압수수색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검찰 압수수색을 놓고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민생 현안 문제 논의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이 대표의 대선 때 선대위 관계자 2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이 대표의 대선 때 선대위 관계자 박모씨·서모씨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곧이어 검찰은 송 전 대표 비서에 대한 압수수색도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날 오전 송 전 대표의 비서를 지낸 양모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 검찰 출석 당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따르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정이 꼬여가니 믿을 것은 검찰 수사밖에 없나"라며 강도 높게 검찰을 힐난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은 이 대표를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으로 부족했나"라며 "검찰이 이 대표의 소환일에 맞춰 일제히 민주당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고 썼다. 그러면서 "윤 정권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 운영에 대한민국이 멍들어 가는데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정치 수사로 국면을 전환할 궁리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대표가 네 번째 검찰 조사를 받는다. 참으로 잔인한 시대"라며 "정권이 바뀐 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집요하고 지루하게 끌고 가는 모습에서 국민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본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오로지 윤 정권 탓으로만 열을 올린다"며 맞받았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제1야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되고, 본인 관련 재판에 출석할 때마다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파렴치한 모습을 국민께서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나"라며 "'정치검찰','공작수사','탄압'을 앵무새처럼 읊었고, 단지 이 대표의 범죄 비리 혐의에 대한 조사임에도 오로지 윤 정권 탓으로만 열을 올렸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죄 혐의자가 검찰에 출석하는 데 무슨 영웅이 개선하는 모습 같다"며 "항일 독립운동을 한 것도, 민주화 운동 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산업에 기여한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의아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검찰청 앞에서 희생과 재물, 탄압 운운하며 신파극을 연출하는 비리 혐의자의 모습에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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