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국채 금리 상승과 미국 경제 지표 발표를 소화하며 하락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3%를 돌파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를 반영했다.
1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0.91포인트(0.84%) 떨어진 3만4474.8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3.97포인트(0.77%) 낮은 4370.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7.70포인트(1.17%) 하락한 1만3316.9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대부분 하락했다. △임의소비재 -1.58% △필수소비재 -1.01% △에너지 1.11% △금융 -0.5% △헬스케어 -0.76% △산업 -0.84% △원자재 -0.18% △부동산 -0.74% △기술 -0.96%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59% △유틸리티 -0.33% 등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여파를 반영했다. 의사록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장기 목표(2%)를 크게 웃돌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은 상당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는 추가적인 긴축 통화 정책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5~5.5%로 인상했다. 투표권이 있는 FOMC 위원 11명은 7월 금리 인상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 연준은 6월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로 숨 고르기를 한 후 다시 한 달 만에 인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최근 물가 지표가 다시 불안정해지고 노동시장과 소비가 여전히 뜨겁게 나타나면서 연준을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고금리 장기화 시사에 국채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322%를 찍었다. 전날 4.258%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마저 넘은 것이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에, 이는 그만큼 국채가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국채 가격 하락은 금융권 시스템 혼란의 불안을 키우고 주식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한다.
이날 공개된 미국 경제지표도 연준 정책에 관한 우려를 키웠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1만1000건 줄어든 23만9000건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다우존스, 인베스팅닷컴 등 시장조사기관 추정치인 24만건도 하회하는 수치다.
또 8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12로 공개됐다. 이는 전월(-13.5)보다 증가한 것이고 월가 전망(-1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지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호황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배럴당 80.3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0.45달러(0.54%) 상승한 배럴당 83.90달러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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