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1인 가구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꺾인 IPTV 업계가 OTT(인터넷 스트리밍)와 결합,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초개인화',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으로 고객 이탈을 막으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2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U+tv'를 OTT 시청에 최적화한 'U+tv 넥스트 2.0'으로 개편했다.
U+tv 넥스트 2.0은 △VOD(주문형 비디오)와 OTT를 편리하게 재생하는 '런처' △콘텐츠 탐색이 빨라진 '홈화면' △온라인 인기 키워드와 관련 콘텐츠를 확인하는 '오늘의 트렌드' △인기 콘텐츠를 두고 VOD와 OTT 가격을 비교하는 'OTT 비교' △U+tv로 구독 중인 월정액 상품과 OTT를 모아 놓은 '나의 구독' 등 신규 서비스가 특징이다.
IPTV 성장 정체에 LG유플러스가 내놓은 해법은 IPTV와 OTT를 통합하는 것이다. U+tv 넥스트 2.0 가입자는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면서 OTT 콘텐츠 탐색을 함께 할 수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아이들나라, 라프텔 등 OTT와 고객 IPTV 시청 성향에 맞게 개인화된 VOD와 실시간 방송 콘텐츠도 볼 수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기존 OTT 콘텐츠 검색 기능을 한층 확장한 OTT 비교 기능도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 가운데 최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특정 콘텐츠를 VOD, IPTV 월정액, OTT 가운데 어디서 봐야 저렴한지 가격을 비교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어떤 OTT를 구독 중인지 함께 표시해 중복 구매 우려도 없앴다.
[사진=SK텔레콤]
SK브로드밴드(SKB)는 올해 하반기 중에 SK텔레콤의 초거대 AI를 활용한 콘텐츠 선별·추천(초개인화) 서비스 'AI B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협력해 기존 IPTV를 '나(고객)를 가장 잘 아는 퍼스널 미디어'로 바꾸는 게 목표다.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IPTV·VOD·OTT를 넘나드는 통합 검색·추천 환경도 제공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와 SKB는 빠르게 변하는 고객 취향에 맞춰 유료방송을 재빨리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IPTV 서비스 전반에 넷플릭스처럼 '데브옵스' 개발환경을 도입했다. 서비스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신기능을 개발하면 즉시 실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은 별도 업데이트 없이 텔레비전만 껐다가 켜면 즉시 신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자사 IPTV를 '지니TV'로 업데이트하며 IPTV·VOD·OTT를 통합 시청할 수 있게 하고 AI 큐레이션으로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였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셋톱박스, 사운드바, 무선 공유기, AI 스피커 등을 하나로 통합한 '올인원 셋톱박스(STB)'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IPTV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외부에서 개발해 고객 요구 반영이 어려운 기존 셋톱박스와 달리 STB는 KT 기술진이 1년 동안 자체 개발해 1인 가구도 만족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완성됐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IPTV 사업자가 OTT와 결합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이유는 거실에 있는 대화면 TV로 OTT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TV 수상기로 OTT를 보는 시청자는 전체의 16.2%로 전년보다 3.8% 포인트 증가했다. 시장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OTT 결합이 가입자를 붙잡아 둘 수 있는 결정적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년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전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0.67%(24만 회선) 증가했다. 2015년 가입자 수 집계를 시작한 후 증가율이 1% 미만으로 처음 떨어진 것으로, 2년 전 증가폭(52만 회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