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피프티 피프티 편에 시청자·업계도 싸늘 "감성팔이 편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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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3-08-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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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사진=SBS]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최근 가요계 논란으로 떠오른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조명했다. 그러나 안성일 프로듀서(더기버스 대표)를 둘러싼 학력위조·폰지사기 등 숱한 의혹들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손편지 등을 읽어주는 등 '동정론'을 끌어내려해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지난 19일 오후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이 방송되었다. 해당 편에서는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과 K팝 아이돌 산업 구조의 문제점을 파헤쳤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멤버들의 가족을 시작으로 소속사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측을 만나 인터뷰했다. 양측의 상이한 입장을 귀담아듣는 모양이었으나 이는 이미 언론에서 다뤘던 내용들이었다. 그나마 외주 용역사인 더기버스가 업무용 메일 계정을 어트랙트에 돌려주는 과정에서 메일을 모두 삭제했고 서류까지 위조한 정황을 포착해냈으나 더기버스 측이 "치과 치료" 등을 이유로 회피하자 의혹에 관한 명확한 답변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방송 말미에는 피프티 피프티 측근의 인터뷰를 차례로 실었다. 멤버들의 가족들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를 두고 "공포의 대상"이라며 "가수를 안 하면 안 했지 돌아가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모욕적인 언사가 있었고 학대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황이나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자세히 밝히는 날이 있을 것"이라며 뒤로 물러서는 태도였다.

또 피프티 피프티 팬이라고 주장하는 남성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해당 인터뷰를 긴 시간 동안 할애하며 "전 대표가 국민 대표, 국민 아빠로 불리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팬 입장에서 엮고 싶지 않다"며 황당한 발언들을 남겼다.

방송을 마무리하며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은 멤버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낭독했다. "저희는 음악을 사랑하며 무대를 꿈꾸는 공통된 목표로 만나 오래 음악 하고 싶다. 지치고 힘든 게 사실이다. 보답하기 위해 꿋꿋이 버텨내려 다짐하고 있다. 진실을 알리는 소중한 기회 주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방송이 끝난 뒤 여파는 엄청났다. 시청자 게시판이 먹통이 될 정도였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편파 방송을 했다며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인터뷰 당사자와 그들의 발언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고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의 학력 위조·폰지사기 등 의혹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상표권 출원과 더기버스와 워너뮤직코리아 간 바이아웃 제안 내용도 물론 다루지 않았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의 부모들은 그룹명 외에도 멤버 이름으로 가방, 의류, 회장품 등 기타 상표권 41개류에 대한 상표권을 6월 15일에 출원한 바 있다. 소속사 측에 내용 증명을 보낸 날짜는 6월 19일이다.

현재 시청자 게시판은 30페이지가 넘도록 항의하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 한 편으로 신뢰도를 떨어트렸다" "자사 예능 PD에게라도 물어봤어야 한다. 가요계를 너무 모른다" "멤버 빼가기를 옹호하는 방송 내용처럼 느껴졌다" "크로스 체크도 해보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하고 있다.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방송 직후 업계 반응도 냉담하다.

KBS 소속 고국진 PD는 방송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요점과 다른 점을 비교하고 확인해서 콕콕 집어낼 줄 알았다. 대체 무얼 얘기하고 싶은 걸까? 감정에 호소하는 마지막에서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언급된 정산 문제를 언급하며 "부채를 갚는 게 음원 수익으로밖에 안 된다고? 행사는? 광고는? 수익이 나는 모든 활동에서 변제 혹은 정산이 발생하는 건데 어찌 얘기만 듣다 나온 거 같지"라며 "인터뷰만 하고 후속 취재가 없네. 엔터 일을 잘하는 자사 예능 PD에게만 물어봤어도"라고 꼬집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스웨덴 작곡가의 데모 버전을 단독 입수한 것뿐이라며 "단어 3개 바꾸고 모든 걸 복사 붙여넣기 하여 저작권 등록을 한 점"을 짚어냈다.

전홍준 대표가 제작했던 그룹 더 러쉬 출신 김민희도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분개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전홍준) 사장님 (지지하는) 여론이 왜 언플(언론플레이)이냐"라며 전 대표의 배려로 활동할 수 있었던 일화들을 밝혔다.

김민희는 피프티 피프티 부모들이 주장하는 정서적 학대 정황에 반박하며 "행사 많을 때도 친구 결혼식에 간다고 하면 일정을 다 빼주었던 분이다. 가족 여행 때문에 스케줄도 맞춰주셨다. 누가 봐도 망했다고 생각했을 때도 스태프들 고생하는 게 미안하다며 밥값 제한 없이 맛집도 다 가게 해주었다"고 밝혔다.

더 러쉬는 피프티 피프티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2013년에 내놓은 보컬 그룹이다. 더 러쉬는 약 5년간 활동하다가 2017년께 활동을 중단했다.

한편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라는 곡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앨범 발매 4주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깜짝 진입한 이후 최고 17위를 기록하고 21주가 넘도록 상위권에 머무르는 기염을 토했다.

빌보드를 장악하고 할리우드 영화 '바비' OST까지 참여하며 이른바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6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소속사 어트랙트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을 뒤에서 조종하는 어른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증거도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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