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가 '캠프 데이비드 원칙·정신' 채택이라는 결과를 내며 마무리 됐다. 3국 정상들은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바다주로 휴가를 떠났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문, 윤석열 대통령은 차기 한·미·일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냈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3국이 조만간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동에서의 성과와 결과물을 실현하는 방안과 후속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한·미·일 결속 강화로 더욱 확실해진 중국 견제 노선에 대한 대응 방안이 3국 정상의 최우선 과제로 부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회담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신'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 '3자 협의 공약' 등 문건 3건을 결과물로 채택했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3국 공동의 가치를 더해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내용이다. 협력 범위도 안보는 물론 경제, 첨단 기술, 기후변화, 핵 비확산 등 전방위로 넓힌다는 방침이다.
20일 4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3국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꼬집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협력 파트너로 인정한 것은 외교사에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며 "정보 공유와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화 채널’도 신설됐기 때문에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주 교수는 "득과 실을 따졌을 때 9대 1의 비율로 볼 수 있다"며 "군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경제, 에너지, 희토류 등 많은 분야에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 점을 잘 활용해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잘 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위성락 전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에 윤 정부도 적극적으로 임했기 때문에 한국 외교사에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윤 정부가 출범 표명했던 미국과의 공조 강화, 가치외교, 자유인권 등의 분야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대중 관계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 전 본부장은 "한국은 분단국가기 때문에 북한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지금 정부의 기조를 봤을 때 3국 공조를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과의 외교를 도외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진영과 블록 경제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한·미·일 중심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호주, 뉴질랜드 등 자유주의 국가 연합을 강하게 만들어 중국, 러시아, 북한에 따라가는 권위주의 세계와 계속 대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3국 정상회의가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자극할 수 있는 모임의 성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0일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귀국 직후 엑스(옛 트위터)에 영문으로 글을 올려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협력을 위한 새 장을 열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다음 3국 정상회의를 주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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