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지지부진 매각 눈치싸움에 아시아나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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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8-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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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비용 부담 늘어나며 부채비율 급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인건비, 유류비 등을 비롯한 고정 비용 부담이 최대 40% 늘어난 데다 차입금의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부채비율 역시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산업은행, 대한항공이 합병 무산 시 불거질 책임론에 대한 대응책을 저마다 마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성장동력만 답보상태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정규직은 전년 동기 대비 391명 감소한 8066명으로 집계됐다. 기간제 근로자 수는 96명으로 지난해보다 34명 늘었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장기화하면서 인력 축소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미국 등 해외당국의 승인심사가 지연되면서 고정비용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비용 부담은 나날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이자비용은 2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이는 영업이익(2014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2조556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의 연 이자율은 5.9~6.57%로 지난해(4.4~5.91%)보다 올랐다. 부채비율은 1741%로 259% 상승했다. 

합병이 장기화할수록 아시아나항공의 체력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 인건비는 4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늘었다. 같은 기간 정비비는 2571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연료유류비는 37.3% 늘어난 1조972억원이다. 

화물 사업 매출이 크게 줄어가고 수요 확대로 인한 연료비 증가 탓에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1조7029억원의 매출을 거두던 화물사업은 올해 7795억원으로 54% 줄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778억원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간 매각 무산 눈치싸움에 아시아나항공의 피로도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합병 무산 시 불거질 책임론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도 매각 무산 책임을 회피하려면 합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항공화물 비중 축소 방안 등을 EU에 제시하는 한편 사실상 합병 태스크포스(TF)팀을 적극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U의 심사결론이 오는 10월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해외당국 설득을 위해 함께 뛰어줘야 합병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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