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가릴 것 없이 업황이 부진하다고 답한 것이다. 기업들은 다음달 업황 전망에 대해서도 전월과 동일할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8월 중 전 산업 업황 BSI는 71로 7월(76)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의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이 중 81.5%인 2654개 기업이 응답한 결과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67을 나타냈다. 부문 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가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과 수주 감소 등 영향으로 8포인트 낮아졌고 1차금속도 중국 철강수요 부진 및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해 12포인트 하락했다. 화학물질과 제품도 중국 내수 회복세 지연 및 공급 증가 우려로 인해 8포인트 낮아졌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2포인트)과 중소기업(-8포인트), 수출기업(-4포인트), 내수기업(-5포인트) 가릴 것 없이 업권 전반에 걸쳐 하락했다.
기업들은 다음달 업황에 대한 전망에 대해 전월(73)과 같은 73으로 답변하며 현상 유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업종 별로는 제조업이 69, 비제조업이 76으로 전월과 같았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장비를 제외한 전자·영상, 통신장비, 1차금속 업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비제조업에서는 운수창고업과 사업시설관리 및 임대서비스업 업황이 개선되는 방면 건설 및 전기, 가스, 증기 업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에 대해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1위로 꼽았고 ‘내수 부진’을 2위를 나타냈다. 다만 제조업은 ‘수출부진’을, 비제조업은 ‘인력난과 인건비상승’을 각각 3위로 꼽으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한편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과 비교해 0.1포인트 하락한 94.0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한 순환변동치는 93.7로 전월 대비 0.4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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