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계에 인수합병(M&A) 매물들이 쏟아지면서 신한금융지주가 손해보험사를 추가 인수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신한EZ손해보험으로 새롭게 출범시켰지만 디지털 손보사들의 이렇다 할 성과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자 관련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도 관련 계획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말한다.
23일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손보사 등 추가 포트폴리오 구축 계획과 관련해 "신한금융 기조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기 전부터 좋은 매물이 있다면 언제든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추후 계획에 대해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보험권 일각에선 최근 중소 손보사들이 잇따라 매물시장에 출회되는 것과 맞물려 신한금융이 M&A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1년 10월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카디프손보에 대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400억원대에 인수했다. 이후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 지난해 7월 신한EZ손보를 출범시켰다. 당시 신한금융 비은행 분야 마지막 퍼즐을 맟추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보가 출범 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신한EZ손보는 지난해 105억원 순손실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저가 위주인 상품 포트폴리오와 비대면 위주인 영업으로는 성장세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손보사 매물로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 그리고 한때 교보생명과 인수 논의가 일었던 AXA손해보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인수전 참여 시기가 일찍 도래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바뀐 회계제도에 따라 보험사에 대한 가치 측정이 모호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보험사들은 8조원에 달하는 순익을 기록했지만 당국의 ‘IFRS17(새 회계기준)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비교 신뢰성' 논란이 여전하다. 그간 해당 가이드라인 도입 방식(전진법, 소급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된 탓이다. 이에 당국은 최근 회계처리 원칙을 전진법으로 공표하고 소급법을 원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조건부로 소급법 적용을 허용했다. 가이드라인은 3분기부터 본격 적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계제도 시행 초기 기업 가치 파악에 어려움이 존재해 'IFRS17 가이드라인'이 포함된 3분기 이후에나 업권 내에서 인수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최근 우리금융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보험사 등이 포함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선언에 나서면서 종합금융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신한금융의 손보사 라인업 추가 구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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