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증시는 외국인의 지속된 매도 여파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상하이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선전증시는 40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1.93포인트(1.34%) 하락한 3078.40, 선전성분지수는 222.13포인트(2.14%) 하락한 1만152.60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61.60포인트(1.64%), 47.96포인트(2.30%) 내린 3696.63, 2038.98에 마감했다.
이에 상하이증시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9일 이후 최저치로 연저점을 기록했고, 선전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초 이후 40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팬데믹 기간 중에도 선전증시 지지선으로 작용해왔던 10000선이 위협받고 있다.
거래대금은 상하이 2980억, 선전 4079억 위안으로 총 7059억 위안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14%가량 감소했다. 외국인은 13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후구퉁(홍콩→상하이)과 선구퉁(홍콩→선전)은 각각 46억2000만, 58억4100만 위안 순매도로 총 104억6100만 위안을 순매도했다. 이는 순매도 규모가 전일 대비 64%나 늘어난 것이다.
거의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인공지능, 태양광, 항공우주, 조선업종이 3% 이상 하락하는 등 기술주들의 낙폭이 컸다. 폭스콘산업인터넷(601138.SH)이 5% 가까이 하락한 것을 비롯, 시총 상위주들도 대거 하락했다. 다만 중국은행(601988.SH)이 1%가량 오르는 등 소수 대형 은행주들만 다소 강세를 보이며 하락장 속에서 선전했다.
상하이증시가 3000선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중국 주요 자산운용사, 증권사들이 주식 매입을 통해 '3000선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의 '셀 차이나' 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최근 비구이위안발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중국에 신뢰를 잃은 외국인들이 연일 '탈중국'하며 증시도 곤두박질치는 양상이다.
BNP파리바 에셋 매니지먼트의 류 민위에 투자 전문가는 "현재 중국에 대한 신뢰도가 미지수"라며 "시장 심리가 상당히 낮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이어 "어떤 종류의 부양책이든 긍정적"이라면서도 "그것이 단발성 조치일 경우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은행 UBS의 위 신첸 신흥 시장 전략가는 "정책 지연과 정책 실수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이 '5% 안팎'의 올해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주 내에 강력한 조치가 발표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004위안 내린 7.198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전 거래일 대비 0.01%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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