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인류 최초 달 남극 착륙’ 타이틀을 거머쥐며 단번에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다. 러시아의 루나 25호가 달 남극 착륙에 실패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우주 산업 불모지로 통했던 인도가 위업을 달성했다.
23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는 이날 오후 6시께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한 끝에 착륙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미국, 소련,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한 나라이자,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도달한 국가가 됐다. 그간 주요 우주 강국들은 지형이 평평한 달 앞면으로 탐사선을 보냈다. 인도의 달 탐사선이 지형이 험난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면서, 인도가 우주 탐사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 것이다.
CNN은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지점은 역사상 다른 어떤 우주선보다 달의 남극에 가깝다”며 “달 남극은 우주 강국들의 과학적, 전략적 관심 지역”이라고 전했다.
찬드라얀 3호는 인도의 두 번째 달 착륙 시도다. 지난 2019년 찬드라얀 2호는 궤도에 진입했지만, 착륙에는 실패했다.
7월 발사된 찬드라얀 3호는 지난 5일 궤도에 진입해 달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날 추진 장치에서 분리된 착륙선 ‘비크람’은 달에 안착했다. 비크람과 비크람에 탑재된 중량 26㎏의 로봇탐사차 프라그얀은 14일 동안 달 표면을 탐사하며 물얼음의 흔적을 찾는다.
찬드라얀 3호가 물얼음을 찾는다면 달 거주, 화성 탐사 등에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다. 물얼음을 통해 우주선 연료, 산소, 및 식수 등을 달에서 자체 확보하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재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모디 총리는 우주 강국 및 초강대국 달성에 사활을 걸어왔는데 이번 달 착륙으로 이에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모디 총리는 착륙 성공 후 "이것은 새로운 인도의 승리의 함성"이라며 기뻐했다.
앙숙인 중국과의 우주 경쟁에서도 의미가 있다. 2019년에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한 중국은 2030년까지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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