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가 오는 10월까지 현 수준인 3.5%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은 부총재로 신규 선임된 유상대 부총재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어 총 5차례 연달아 단행됐다. 앞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본회의 일정이 오는 10월 19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10월 중순까지는 기준금리 변동 없이 현 수준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한은 8월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동결 응답자 비율은 직전 93%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한은 금통위는 최종금리 수준을 3.75%까지 시사하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꾸준히 내비쳐 왔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면 금리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규제를 다시 강화한다든지 여러 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한 금통위원이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근원물가 둔화속도, 가계부채 억제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긴축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면서 향후 필요시 추가적 인상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은의 이번 결정은 물가 둔화 흐름 속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두 달 연속 2%대에 진입하며 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한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짙어진 점, 중국 부동산 디폴트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총재도 지난 2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8월 금통위 결정은) 중국 경제 회복 지연과 중국 단체 관광객 허용 영향 및 가계부채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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