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호황으로 자산가들의 투자처가 된 중소형 빌딩 시장도 마찬가지다. 거래가 급감한 데다 향후 경기 전망마저 불확실해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적정가격에 대한 기준을 잡지 못한 채 혼돈에 빠졌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서 중소형 빌딩 매매 자문을 담당하는 염정오 팀장은 24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중소형 빌딩 매물이 많아지고 있다"며 "건물주라면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버티거나 새로운 임대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매수인이라면 관심 있는 지역의 급매물을 적극적으로 잡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유일하게 개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100억원 안팎의 빌딩을 소위 '꼬마 빌딩'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꼬마 빌딩 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염 팀장은 현 시장이 매도 우위에서 매수 우위로 바뀌는 분기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염 팀장은 "최근 중소형 빌딩 공실이 많아지며 이자 비용이 감당이 안 돼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실거래가 많지 않다 보니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어려워 자산을 팔기엔 좋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리테일 트렌드를 파악하고 시야를 넓혀 새로운 임대 전략을 짜는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거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에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면 스타벅스 같은 임차사를 노리는 것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팝업 스토어 등을 활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염 팀장은 "최근에는 팝업 스토어만 전문적으로 유치하는 빌딩이 나올 정도"라며 "이면도로에 유동인구가 매우 많고, 콘텐츠가 많다면 팝업 스토어도 충분히 좋은 임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부득이하게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면 신속하고 적극적인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염 팀장은 "시장 분위기와 매각 진행 상황 등을 항상 공유할 수 있는 전속 중개업체를 선정해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매수자 입장에선 '기민한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입지와 건물 상태의 중요성은 알고 이를 만족하는 매물을 찾으려고 하지만, 막상 투자를 앞두고 고민하다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처럼 급매물이 나오는 시기에는 거래가 빠르게 이뤄진다"며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염 팀장은 "시장이 불안할 때는 가장 안정적인 자산에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이라며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는 당연 강남이고 강남 중에서도 강남대로, 도산대로, 테헤란로 주변 지역이 유망하고 가격 방어도 잘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팀장은 "같은 입지면 건물 북쪽에 도로가 있는 것이 좋으며, 도로가 넓고 여러 개를 끼고 있으면 더욱 좋다"며 "중소형 빌딩의 소유자 개인이 건물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육안으로 보이지 않은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준공 10년 이상의 경우 비용을 써서라도 업체를 통해 물리 실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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