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에만 벤츠의 공급망 업체들이 수백 개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벤츠에 있어 각별한 시장이다. 벤츠는 배터리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지속해왔다. 앞서 그는 전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배터리와 티맵모빌리티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온은 2017년부터 벤츠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해 오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권봉석 LG부회장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디스플레이 협업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에 MBUX 하이퍼스크린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동화 추세에 맞춰 현재 배터리셀 부분에 대해서도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부품업체와 더욱 탄탄한 협력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권봉석 LG부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이사회 의장이 기념 사진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뿐만 아니라 한국은 벤츠의 글로벌 4대 시장으로 중국과 미국, 독일 다음으로 벤츠 차량이 많이 팔리고 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마이바흐'는 한국이 세계 2위 판매 국가일 정도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조5351억원을 기록하며 한국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수입차 최초로 단일 브랜드 연간 판매 8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에서의 합작공장 설립 등 생산기지에 대한 투자에 있어선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는 "벤츠가 출시하는 차량은 모두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에 비해) 생산 규모가 크지 않다"며 "한국에서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수요가 더욱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마이바흐의 첫 전기차 모델인 '마이바흐 EQS SUV'를 직접 소개했다. 이 차량은 1회 충전 시 600㎞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출력 484kW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차체는 전장 5125㎜·전폭 2034㎜·전고 1721㎜로 휠베이스는 3210㎜다. 아울러 AMG의 고성능 전기 주행의 비전을 담은 쇼카 '비전 AMG'도 선보였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어제 벤츠 딜러점을 방문해 쇼룸을 봤는데, 마이바흐 쇼룸 직원들의 열정 덕에 기대감이 크다"며 "요즘 고객들은 럭셔리와 편리함(온라인 판매)을 원하고 있다.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벤츠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500억 유로(약 217조9845억원)를 달성했다. 작년 글로벌 판매량은 204만3900대로 전년 대비 1% 줄었다. 반면 전동화 모델은 31만9200대 팔리면서 19%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이사회 의장인 올라 칼레니우스가 기자간담회에서 벤츠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