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요. 입지도 더 상급지인 데다 지금은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상승세를 보이고 있죠.”(고속터미널역 인근 공인중개업자 A씨)
“지금도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태예요. 전세 문의도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 입주장이 펼쳐졌다고 하더라도 더 하락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요.”(서초구 반포동 공인중개업자 B씨)
28일 만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은 이달 말 2990가구 대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가 입주를 시작하지만 전셋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오히려 소폭이지만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앞서 인근 개포동에서 입주가 이어진 영향이 강남 전역으로 미치며 지난해 말과 올 초 전셋값이 급락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입주장’이 펼쳐지면 물량이 대폭 늘어나 주변 전세 시세를 떨어뜨리는 것을 비춰보면 상반된 전망이다.
공인중개업자 A씨는 “세입자들이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 당시 전셋값 하락 사례 등을 떠올리며 가격이 무조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것은 일부만 맞는 얘기”라며 “당시는 임대차 3법으로 급등했던 전셋값이 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하락하던 시기였고 대규모 입주가 이러한 현상에 더욱 불을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3375가구 입주 당시엔 매물이 크게 늘면서 전용 59㎡ 기준 전셋값이 당시 7억~8억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공인중개사 B씨는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등 인근 단지 전세도 가격 방어가 잘되고 있다”며 “집값이 다시 오르고 전세 수요 또한 돌아오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매물은 전부 소진되고 전셋값 또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기준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전세 매물은 1354건 올라 있다. 가장 저렴한 매물이 전용 59㎥ 기준 9억5000만원 수준이며 대부분은 10억원 안팎이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C씨는 “인터넷에는 매물이 많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와서 보면 그렇지 않다”며 “특히 전용 59㎡ 9억5000만원짜리 매물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이미 계약되는 등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전용 59㎡가 11억원 내외로 전세 호가가 형성돼 있으며 10억5000만원 정도 수준에서 전세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용 84㎡도 14억~15억원대에서 전세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부동산 등에 올라온 전용 84㎡ 기준 12억5000만원대 저렴한 매물과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다만 세입자와 집주인 간에 가격 차이가 다소 있어 거래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속터미널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자는 “아무래도 상급지 대단지 신축 아파트인 데다 아직 입주 초기라 집주인들은 전세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반면 아직 매물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입주장을 기대하며 전세를 구하려는 시장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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