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식시장 키워드는 ‘쏠림’이었다. 한국은 이차전지, 미국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 상위 10대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단기적일 뿐 역사적으로 봤을 때 조정수치(15~20%)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분석했다.
이재욱 매니저는 "연초 경기 침체 우려가 컸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며 "여기서 특별하게 봐야 할 부분은 시장의 폭이 좁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는 많이 상승했지만 소수 빅테크 기업들이 기여한 게 대부분"이라며 "나머지 종목들은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면에서 모두 탄탄했고 부정적인 뉴스도 없었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고 진단다.
주식시장에서 소외돼 있던 종목들이 기업 본연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상반기 좁아졌던 시장 폭이 하반기 들어 확대되어 가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헬스케어주 등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주식시장 대응 방안으로는 재무적으로 탄탄한 '우량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2024년 중반 정도 금리 인하가 시작되겠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경험했던 초저금리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목표 물가가 2%인 만큼 2~3%대로 금리 수준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펀더멘털이 우량한 기업들이 현금을 바탕으로 재투자해 성장하는 시대가 온다"며 "기본 사업에서 현금이 발생하고 그 현금으로 재투자를 하면서 '지속 가능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실천할 여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지속 가능성이 있는 테마들은 거시경제 환경과 상관없이 인류나 지구 존립 자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금리 인상 등 경제 상황이 악화돼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단 해당 기업 수익 모델이 ESG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그린 워싱' 우려는 없는지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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