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0일 2022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전체회의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불출석한 것을 두고 격돌했다.
이 장관은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국제방산전시회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자 폴란드로 출국했다.
야당은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홍범도 흉상 이전 등 민감한 현안과 관련한 답을 피하고자 고의로 출석을 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간사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부실해서 예금자들이 잔금을 빼는 것을 '뱅크런'이라고 하는데, 정부 부실 지적을 피해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 런'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수업을 듣지 않고, 시험을 보지 않고 점수를 잘 받으려는 학생을 국민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기동민 의원도 "독립지사의 흉상을 철거하고 이전하는 문제로 광복군의 뿌리를 송두리째 훼손한 분이 이 장관"이라며 "당당하다면 국민 앞에서 논쟁하고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여당은 이 장관이 공무를 위해 폴란드 출장을 떠난 만큼 이러한 지적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여당 간사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의 결석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폴란드의 경우 방산 수출에 큰 교두보를 확보하고 지금도 국익을 위해 큰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불가피한 사정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달 초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을 앞둔 사전점검 출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가 "지난번(7월) 대통령 폴란드 방문의 후속 조치의 하나로 참석하는 것"이라고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의원들이 '도망' 등의 표현을 쓴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이 자리에 안 계신다는 이유로 '장관 런'이라고 조롱을 섞어 말하는 것은 보기에 안 좋다"고 부연했다.
전주혜 의원 역시 "예결위에 불참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며 "이를 '도피했다'고 해서 정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위원장이 회의를 이끌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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