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초점]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나선 정부…제도 마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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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3-08-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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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YT FIFTY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로 연예계 '템퍼링(아이돌 빼가기)'부터 전속계약·정산 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업계서는 대중문화예술인 전속표준 계약서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정부까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그룹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라는 곡으로 해외서 큰 인기를 얻었다. 앨범 발매 4주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이름을 올렸고 최고 17위까지 기록하며 21주가 넘도록 상위권에 머무르는 기염을 토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빌보드에 진출해 할리우드 영화 '바비' OST까지 참여하며 이른바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리었으나 지난 6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뒤 논란이 시작됐다.

소속사 어트랙트는 외주 업체인 더 기버스가 '템퍼링'을 시도했다고 주장했고 이들이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프로젝트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업무방해 행위와 몰래 '큐피드'의 저작권을 사는 행위를 했다며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외 3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피프티 피프티 멤버 4명은 수익항목 누락 등 정산자료 충실 제공 의무 위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보유 및 지원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며 이와 관련해 법원은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 간 조정을 권고했지만 피프 티 피프티 측이 조정 의사가 없다고 전하며 조정이 결렬됐다.

특히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다룬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의 1365회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이 방영되고 편파 방송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한국매니지먼트협회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이 성명을 내며 반발했고 이에 정부까지 움직였다.

지난 22일에는 유인촌 문체특보가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국연예제작자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피프티 피프티 사태부터 연예계 현황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6월부터 진행 중인 대중문화산업실태조사를 연장하거나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25일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언급하며 "공정성이란 잣대에 주목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서는 표준계약서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07년 SM엔터테인먼트와 동방신기 멤버들 사이의 분쟁으로 만들어진 표준계약서는 열악한 환경에 놓은 연예인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나 최근 K팝 등 연예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글로벌화되며 해당 표준계약서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주장이다. 연예인에 대한 의무는 적고 대부분 회사의 의무가 많고 강하게 적시되어 있다는 부연이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이남경 사무국장은 "표준계약서가 처음 제정될 때는 연예인을 '을'로 보고 상당 부분 책임을 소속사에 지웠다. 당시를 생각해 보면 소속 연예인 보호 차원으로 취지를 이해하고 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양쪽의 책임과 권리를 다듬어 공평하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시점에 맞도록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템퍼링' 행위와 관련해 법정 제재가 필요하다며 '피프티 피프티 법'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하 의원은 "제조업의 경우 제품에 대한 특허나 영업비밀 규정 등으로 보호하는 다양한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다르다. 음악이나 광고 등 대부분 사람이 하는 여러 행위가 제품이 되기 때문에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하며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중문화예술발전법 개정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하고 있다. 중소 기획사가 안전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보호와 지원 내용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K팝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제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협회나 정부에서 대책 마련을 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결책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본다. FA 제도 등 다양한 해결책이 논의 되고 있지만 엔터 산업에 적용되었을 때 가능한가 하느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남경 사무국장은 "현재 템퍼링 문제로 정당한 대가를 주고 소속 연예인을 데려갈 수 있게끔 FA 제도, 기울어진 계약서를 평등하게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 템퍼링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이야기 등을 안건으로 나누고 있다. 사실 정답은 없다. 해당 문제들을 엔터로 적용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느냐 실질적인 난제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나서 법정 제재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법안이 마련되고 오히려 산업 규제로 가는 일들이 있었다. 법안을 발의한다고 하면 정상적인 소속사들이 규제당하는 일들이 생길 것 같아서 걱정되기도 한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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