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심야 시간대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기습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4일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쏜 뒤 37일 만이다. 북한은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응한 전술핵타격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우리 군은 전날 오후 11시 40분부터 11시 50분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2발은 각각 36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비행거리를 고려하면 우리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계룡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50㎞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한국 지도의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진을 공개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합참은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미가 30일 서해 상공에서 미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것에 대한 반발성 무력 시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UFS연습에 투입된 것과 관련해 “우리에 대한 핵선제 타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것을 세계 앞에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총참모부는 “이에 대처해 조선인민군은 30일 밤 대한민국 군사깡패들의 중요지휘거점과 작전비행장들을 초토화해버리는 것을 가상한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위협했다.
이어 “미사일병들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북동방향으로 전술탄도미싸일 2발을 발사했으며 목표섬 상공의 설정고도 400m에서 공중폭발시켜 핵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직접 훈련지휘소를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가 29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하고 전군지휘훈련 진행 정형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훈련의 목표에 대해 “원수들의 불의적인 무력침공을 격퇴하고 전면적인 반공격으로 이행해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B-1B는 지난 3월과 2월에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개된 바 있다.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1998㎞를 비행할 수 있다. 태평양 괌에 전진 배치될 경우 2시간 안에 한반도로 전개할 수 있다. 이 전략폭격기는 최대 57t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B-2(22t)나 B-52(31t) 등 다른 전략폭격기보다 월등한 무장량이 특징이다. 북한은 B-1B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합참은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아래 진행 중인 UFS연습과 연합훈련을 철저히 시행하는 가운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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