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과 수입단가가 하락하면서 가격 안정세가 이어졌지만 국제곡물 위기단계는 지난달까지 29개월 연속 '주의' 단계를 나타냈다. 최근 인도의 쌀 수출제한조치가 국내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 옥수수 등의 가격 하락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8월 국제곡물 위기단계는 '주의' 단계로 2021년 4월 이후 같은 단계를 유지했다.
국제곡물 위기단계는 농업관측센터가 산출하는 국제곡물 조기경보지수를 기반으로 주요국의 물류, 수출제한 조치, 국내 곡물 수입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구성된다.
올해 3~4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은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 리스크에도 미국의 밀, 콩 등의 생육 여건이 개선되는 등 주요 곡물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33.8을 나타냈다. 7월보다 9.4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4포인트 각각 하락한 수치다. 농업관측센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항만시설 등 곡물 수출 인프라 공격 이슈에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곡물을 포함한 원자재 시장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러·우 전쟁 이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하락이 점쳐졌다. 미국 옥수수·콩의 생육 개선과 밀 기말재고량이 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인도의 쌀 수출제한조치가 변수다. 인도는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 우려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올 7월 20일부터 비(非)바스타미 백미의 수출을 금지했고 지난달 25일부터는 반숙미에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세계 2위의 쌀 생산국인 인도의 쌀 수출통제는 주변국의 쌀 수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엘니뇨 발생으로 주요 수출국인 태국, 베트남 등의 쌀 생산량이 하향 조정될 경우 인도가 쌀 수출통제를 더욱 강경하게 이어나갈 가능성도 높다.
우리나라는 인도산 쌀을 수입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인도의 쌀 수출통제가 장기화할 경우 밀, 옥수수 등 국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다른 곡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업관측센터는 "(인도의) 쌀 수출금지조치가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요 곡물의 가격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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