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 일로를 걷고 있던 중국 경기에 모처럼 분위기 반등 조짐이 나타났다. 글로벌 수요가 일부 회복되면서 수출이 두 달 만에 다시 한 자리수 감소세로 복귀한 것. 수입 역시 전달 대비 낙폭을 줄이며 선전했다.
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8월 수출액(달러기준)은 2848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 감소했다.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긴 했으나 전달(-14.5%)과 시장 전망치(-10%)보다 낙폭을 크게 줄였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기 둔화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국 수출이 글로벌 수요 회복 조짐과 함께 향후 몇 달간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발표된 제조업 지표 역시 전달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레이먼드 영 호주·뉴질랜드 은행(ANZ)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무역 지표 개선은 경기 회복의 초기 신호”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등 소비 활성화를 위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비스업 지표가 연중 최저점을 찍는 등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발 부동산 위기 역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저우하오 궈타이쥔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역이 다시 바닥을 칠 가능성은 내수와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의 영향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며 “지표가 개선되긴 했으나 역풍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발표된 중국 8월 수입액은 2165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 감소했다. 역시 전달(-12.4%)과 시장 전망치(-8.8%) 모두 웃돌았다.
중국의 월간 수입액은 지난해 10월(-0.9%) 이후 줄곧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며 내수 부진 우려를 키웠다.
이로써 8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683억6000만 달러(한화 91조원)로 전달(806억 달러)과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돌았다.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위안화 약세로 인한 자금 이탈 우려 등으로 과거처럼 공격적인 ‘돈 풀기’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5% 안팎’의 보수적인 성장률 목표치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중국은 끝났다”며 “다시는 5% 성장률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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