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만에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났다. 이에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 우려도 한결 덜어놓게 됐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하며, 전월(0.3% 하락) 대비 상승 전환했다. 다만 예상치(0.2% 상승)에는 못 미쳤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3% 상승하면서 전월(0.2% 상승) 대비 한층 상승폭이 빨라졌다.
품목별로 보면 식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7% 하락한 반면 비식품 물가는 0.5% 상승했다. 또한 소비품 물가는 0.7% 하락한 반면 서비스 물가는 1.3% 상승했다. 특히 여행 물가의 상승세가 한층 빨라진 것과 함께 돈육 물가 하락세가 완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다.
이에 중국 CPI는 한 달 만에 마이너스 국면에서 벗어나게 됐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같이 마이너스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다.
국가통계국 도시통계사(司국)의 둥리쥐안 수석통계사는 “8월 소비시장이 지속적으로 회복하고 수급 관계가 계속 개선됐다”며 “CPI는 전월 대비 상승폭이 다소 확대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하락에서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같이 발표된 중국 8월 8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하락했다. 이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동시에 전월(4.4% 하락) 대비 낙폭이 한층 완화된 것이다. 전월 기준으로는 0.2% 상승하며 전월(0.2% 하락) 대비 상승 전환했다.
최근 원유와 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투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에 PPI는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그 낙폭이 한층 줄어든 모습이다.
중국 현지 증권사 궈타이쥔안증권의 저우 하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다소 개선된 부분이 있었다. 또한 PPI의 디플레이션은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점진적이고 완만한 회복 과정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취약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8월부터는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여전히 부진한 와중에서도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어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주 발표된 중국 8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차이신 PMI는 각각 49.7, 51.0으로 5개월,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번 주 발표된 8월 수출입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그럼에도 감소폭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완화했다.
중국 정부는 2분기 이후 경제 회복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하반기 들어 금리 인하를 포함해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비구이위안 사태로 부동산 위기가 재점화하는 양상을 보이자 그동안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부동산 부문에 대해서도 부양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다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올해 초 중국 경기 반등을 주도했던 서비스 부문의 둔화 흐름은 우려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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