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업자인 김만배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인터뷰의 허구성을 입증하기 위한 수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을 ‘대선개입 여론조작’으로 보고 특별수사팀을 편성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무마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우선적으로 규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팀 발족 후 첫 수사로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 수사 당시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 대선 후보인 윤 대통령이 과거 조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김씨의 주장이 일종의 ‘검증 차원’의 보도라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당시 대장동 부분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를 고의적인 허위 보도라고 보고 있다는 점을 7일 밝힌 바 있다.
김씨가 2021년 9월 15일 인터뷰를 가진 정황과, 책값 명목으로 1억 6500만원을 신학림씨에게 제공한 배경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김씨는 ‘위로 목적’으로 만난 사적 자리였다는 입장을, 신씨는 기록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이를 녹음했다는 주장이다.
신씨는 녹취록을 보관하다가 보도 이틀 전 자신이 자문위원으로 있는 뉴스타파에 제공했고, 자체적인 사실 확인을 거쳐 이를 보도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뉴스타파도 7일 “신씨에게 '김만배 음성파일'과 녹취록을 넘겨받은 시점은 지난해 3월 4일 밤 10시56분”으로 “녹음파일을 입수한 다음 날인 3월 5일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에 연락해 김만배 증언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다음날 오전 논의를 거쳐 보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인터뷰 전후로도 김씨와 신씨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3월부터 신씨를 주축으로 한 언론재단 설립을 언급했고, 같은 해 여름 신씨가 화천대유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언론 보도에 대한 수사인 만큼 신중하고 빈틈없이 진행해야 한다”며 “수사 대상과 방향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사실관계가 규명되면 인터뷰와 보도가 이뤄진 경위나 사전 공모, 배후 등에 대한 수사도 전개될 전망이다.
검찰의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가 야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신씨가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점을 주시하고 있다. 신씨는 인터뷰가 보도된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인이 ‘그걸 품고 어찌 6개월을 버티셨습니까. 선거 이틀 전에’라고 쓰자 댓글로 “배신은 위대한 예술이다”, “3일 전입니다. ㅋㅋㅋ” 등의 표현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인터뷰와 관련해 민주당 측에 부탁 등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은 제로”라고 혐의를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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