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패스트, 록쩌이, 킹 커피 등등…세계로 나가는 베트남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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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기자
입력 2023-09-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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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패스트 상장 첫날 오프닝벨 행사 사진베트남통신사
빈패스트 상장 첫날 오프닝벨 행사 [사진=베트남통신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지정학, 지경학적 측면에서 베트남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베트남의 중요성에 비해 베트남 기업들의 브랜드의 인지도는 아직까지는 다소 약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베트남의 기업들은 대외적 요인에 따른 부정적 영향과 함께 전례 없는 어려움과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폭풍을 딛고' 바다로 나아가는 베트남 기업들이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전기차업체 빈패스트와 농업 기업 록쩌이, 베트남 국민메신저 ‘잘로’ 모회사인 VNG, 킹 커피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기업은 점점 더 많은 해외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베트남 브랜드의 입지를 확대해가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본사 앞에 전시된 빈패스트 전기차 사진베트남통신사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본사 앞에 전시된 빈패스트 전기차 [사진=베트남통신사]

 

'나스닥 상장' 빈패스트

지난달 15일, 빈패스트는 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에 데뷔 벨을 울렸다. 종목 코드 VFS로 거래되고 있는 빈패스트는 현재까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최대 규모 시가총액의 베트남 브랜드이기도 하다. 빈패스트는 이미 베트남,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수십 개국의 주요 시장에서 유통업체 및 파트너와의 협력 가능성을 활용하여 브랜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레 티 투 투이(Le Thi Thu Thuy) 빈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빈패스트의 성공적인 상장은 스마트하고 안전한 전기 자동차 대중화라는 목표를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를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혁명에 대한 빈패스트의 약속을 이행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상장은 세계 무대에서 대규모 자본과 회사의 미래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방향에 대한 시장 접근 기회를 열어주며, 특히 베트남 브랜드가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에 빈패스트는 약 1만9000대의 전기 자동차를 판매했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 비하면 미미한 성과지만 앞으로 빈패스트는 베트남과 해외 시장에서 신규 모델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브랜드 입지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차세대 전기 자동차와 솔루션을 신속하게 도입하여 전 세계에 친환경 운송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을 시작하여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빈패스트 미국 주식 상장 이후 많은 베트남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은 이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 베트남 중앙경제연구관리연구소(CIEM) 소장 레 당 도아인(Le Dang Doanh) 박사는 빈패스트가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는 소식에 매우 만족한다며, “빈패스트가 나스닥에 상장되려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국제 투자자의 엄격한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고 이는 변동성이 큰 글로벌 자본 시장의 맥락에서 빈패스트의 명확한 방향과 결단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최대 IT 기업인 FPT 그룹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도 까오 바오(Do Cao Bao) 씨는 “빈패스트가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처럼 크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정복하는 것은 큰 도전이 될 것이며 빈패스트의 상대는 테슬라, 쉐보레, 포드, 현대, BMW, 벤츠, 폭스바겐, 기아, 아우디, 볼보 등과 같은 유명한 기업으로 이들은 자동차 분야에서 빈패스트보다 10배에서 100배까지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빈패스트는 더욱 확고한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빈패스트 주가는 상장 후 롤러코스터와 같은 급등락세를 선보이며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베트남 기업들의 미국 증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빈패스트의 나스닥 상장 소식이 있은 지 며칠 뒤인 24일에는 베트남의 '유니콘 기업' VNG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예비신청서(F-1)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VNG의 상장이 승인되면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Nasdaq Global Select Market) 증권거래소에서 종목 코드 VNG, 클래스A 보통주로 상장될 예정이다. VNG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IPO 서류를 제출한다는 내용은 2017년부터 전해진 것이지만, 빈패스트가 나스닥에 상장한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베트남 기업들의 해외 진출 욕구가 뜨거운 시점으로 볼 수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벌크선으로 화물을 수출하는 록쩌이 그룹 사진베트남통신사
비용 절감을 위해 벌크선으로 화물을 수출하는 록쩌이 그룹 [사진=베트남통신사]

 

쌀, 커피 강국 베트남 

베트남 기업의 해외 진출은 비단 빈패스트만의 얘기는 아니다. 해외 증시 상장 이외에도 주요 베트남 기업들은 쌀, 커피 등 주요 상품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에 베트남 브랜드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베트남은 인도, 태국과 더불어 세계 3대 쌀 수출국을 이루는 동시에 세계 제2의 커피 수출국이다.

쌀의 경우, 록쩌이 그룹은 2020년 9월부터 베트남·유럽 연합 자유 무역 협정(EVFTA)의 틀 내에서 유럽으로 쌀을 수출하는 최초의 기업이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록쩌이 그룹은 EU 시장에 각종 쌀을 8만 톤 이상 수출했다. 록쩌이 그룹은 자체 브랜드인 "Com Vietnam Rice"의 쌀 제품을 까르푸(Carrefour)와 E 르끌래르(E.Leclerc) 등 프랑스 내 2개 유통 체인에 판매하며 자신감 있게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록쩌이 그룹은 올해에도 "Com Vietnam Rice" 브랜드로 EU와 독일 및 오스트리아와 같은 새로운 시장에 신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

록쩌이 그룹의 응우옌 두이 투언(Nguyen Duy Thuan) 대표는 “베트남 브랜드 제품이 국제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면 품질이 최우선이어야 하며 각 과정이 유럽, 미국, 일본, 호주 등 고급 시장의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록쩌이 그룹은 SRP(지속 가능한 쌀 플랫폼) 표준에 따라 지속 가능한 쌀 재배를 구현하는 기업으로, 3년 연속(2020~2022) 100점이라는 완벽한 결과를 달성해냈다. 앞으로 록쩌이는 특히 록쩌이 쌀과 일반적인 베트남 쌀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각 시장의 소비자 취향을 더 잘 충족시켜 전 세계적으로 베트남 쌀과 농산물의 가치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은 커피 분야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해외에서 브랜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MTV TNI 회사의 베트남 커피 브랜드 킹 커피(King Coffee)는 2016년 10월 미국에서 출시된 후 중국,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한국 등 기타 시장을 포함해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계속 입지를 넓히고 있다. 킹 커피는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올해 5월 말 현재 미국 최대 도매 체인 중 하나인 코스트코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킹 커피 미국사업부의 켈빈 응우옌 대표는 “킹 커피의 시장 개발 방법이나 상품들이 다른 많은 회사들과는 다르다”며 “컴팩트하고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과 홍보와 커뮤니케이션의 결합, 협회들과의 협력이나 해외 주재 베트남 무역사무소의 지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코스트코, 푸드타운, 피에스타, 아시안 슈퍼마켓 등 미국 내 주요 공급망에 직접 판매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월마트와 H-E-B에서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푹신(Phuc Sinh) 커피 또한 베트남의 성공적인 커피 수출 기업 중 하나이다. 6년 동안 베트남 선라성 지역에 아라비카 커피 재배 지역을 건설한 푹신은 자사 제품이 까다로운 시장에서 소비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베트남은 기후적 여건으로 인해 생산되는 대부분의 커피가 로부스타 품종이다.

푹신 커피의 판 민 통 최고경영자(CEO)는 선라성에 커피 공장을 짓기 시작한 때를 언급하며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없기 때문에 아라비카 커피 수출 사업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선라성 지역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아라비카 커피 재배 지역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에 푹신 커피는 ‘Blue Son La’라는 커피 브랜드를 구축하며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통 CEO는 선라성의 아라비카 커피 판매 가격이 현재 베트남 국내 커피 가격보다 훨씬 높다며 ‘Blue Son La’ 커피가 브랜딩만 잘하면 라 토르투가(La Tortuga) 커피로 유명한 중남미 커피 대국 온두라스의 커피와 같은 가격에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킹 커피 매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미국 로스앤젤레스 킹 커피 매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브랜드 파워 

2022년 베트남 경제 규모가 아세안 5위 안에 들면서 베트남 기업들이 국제 자본 시장에 접근할지, 수출을 촉진할지 고민하는 것은 이제 분명한 추세가 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2023년까지 베트남의 경제 규모는 동남아시아에서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베트남은 세계 무대에 나설 만큼 성숙해졌다.

올해 3월 열린 베트남 중소기업협회 제4차 대표대회에서 레 민 카이(Le Minh Khai) 부총리는 최근 몇 년간 양적 측면에서 강력한 발전과 함께 약 90만 개의 기업과 약 2만5000개의 협동조합, 500만 개 이상의 자영업체들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 부문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경제 전체 근로자 수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 경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는 베트남 경제가 성장함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이 컸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젊고 역동적인 기업가 세력이 등장하여 새롭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하고 점차 지역 및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정세는 계속해서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및 교역 상대국의 더딘 회복, 성장 둔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 정책 등은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금융, 통화,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인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기존의 주도적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 및 제도 개선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가치사슬 변화, 글로벌 최저한세 문제, 녹색 개발, 환경 보호,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베트남 중소기업협회 제4차 대표대회에서 연설 중인 레 민 카이 베트남 부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
지난 3월 열린 베트남 중소기업협회 제4차 대표대회에서 연설 중인 레 민 카이 베트남 부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베트남 비즈니스 브랜드와 국가 브랜드를 더 높은 글로벌 위치로 지속 홍보하기 위해 국가는 기업들의 연구 개발 및 혁신을 장려하여 "Make in Vietnam"을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트남 제품이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내 및 해외 고객의 신뢰를 얻을 때 비로소 해외 진출이 수월해지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베트남 기업의 수가 적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의 국가 브랜드가 점차 업그레이드되는 가운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식별하고, 선도 기업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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