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며 내리막길을 걷던 인천 송도와 대전 부동산 시장이 약 2년 만에 반등했다. 서울과 경기권 일부 지역 집값이 강한 반등에 성공하고, 전국적인 부동산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하락폭이 컸던 이들 지역에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 연수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2022년 5월 0.05% 오른 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다 1년 2개월 만에, 대전에서는 1년 7개월 만에 나온 상승 전환세다. 부산(-0.30%), 대구(-0.31%), 광주(-0.31%), 울산(-0.23%) 등 다른 지역에서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인천과 대전의 부동산 시장은 정체기를 이어왔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매물 적체와 고금리 등으로 매수세 유입이 끊긴 탓이다. 그러나 최근 미분양 물량이 서서히 해소되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띄는 분위기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미분양주택 통계에 따르면 인천시 미분양 물량은 1212가구로 전월(2152가구) 대비 43.7%줄었고, 같은 기간 대전은 1729가구(6월)에서 1458가구(7월)로 15.7% 감소했다. 지난해 말 미분양 물량 수치와 비교하면 인천은 51.4%, 대전은 55% 줄었다.
개별 단지에서는 신고가 달성은 물론 한달만에 2억원씩 오른 단지도 나오고 있다. 인천 송도신도시 '송도자이크리스탈오션' 전용 110㎡는 지난 8월 11억8328만원(22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또 다른 단지인 '송도자이하버뷰 2단지' 전용 144㎡는 지난달 16억원 거래돼 직전 거래가인 14억원(2021년 6월)보다 2억원 상승했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대전 유성구 원신흥동 '인스빌리베라' 전용 130㎡는 지난 7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월에는 10억8000만원에 거래돼 한달 새 2억원 이상 상승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한마루' 전용 101㎡는 8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9월에는 1억원이 뛴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축 아파트 가격인 분양권도 오름세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전용 120㎡ 분양권은 지난 8월에 13억2959만원에 거래돼 지난 7월 11억7337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상승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10억6820만~11억9950만원으로 올해초까지만 해도 '마피'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대전시 서구 '둔산 더샵 엘리프(2022년 11월 분양)' 전용 84㎡B 분양권도 올해 5월 6억861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6억1620만원과 비교했을 때 약 7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청약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둔산 자이 아이파크'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과 해당 지역 기준 최고 청약 경쟁률이 각각 68.6대 1 및 354대 1에 달했다. 올 들어 대전 지역 최고 청약 경쟁률이다. 미분양 단지도 완판을 하고 있다. 대전 서구 도마동에 들어서는 '포레나 대전 월평공원'은 최근 전 가구가 모두 주인을 찾으며 완판됐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인천 송도와 대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난해 아파트값 매매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지역"이라며 "저평가 지역을 찾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규제 완화와 더불어 원자재값 인상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지금이 가장 쌀 때'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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