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등 채권 금리 상승 영향으로 은행들이 다시 수신 경쟁에 나섰다. 일반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로 올라선 데 이어 저축은행들도 고객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모습이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만기 12개월) 36개 상품 중 일부 상품이 최고 연 4%대 이자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이 최고 연 4.1%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했으며 대구은행 ‘DGB함께예금’(연 4.05%), 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연 4.0%), 대구은행 ‘IM스마트예금’(연 4.0%) 순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도 이날부터 ‘코드K 정기예금(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금리를 연 4%로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해당 상품은 첫 가입 고객, 카드 이용 실적 등 복잡한 조건 없이 누구나 가입만 하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고 연 3% 후반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3.91%,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3.8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3.8%,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3.75%,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75% 등이다.
금융권은 최근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예금 등 수신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은행채 3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연 4.351~4.362%로 지난 3월(3.819~3.843%) 대비 금리 상하단이 0.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판매했던 연 5%대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경색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렵게 되자 은행권은 당시 수신금리 경쟁을 벌였다. 지난해 4분기 1년 만기 정기예금 규모가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금리가 오르자 소비자 발길도 관련 상품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5대 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각각 844조9671억원, 42조2814억원으로 전월 대비 11조9859억원, 1조29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에 저축은행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16%로 전월(연 4.03%)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DH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최고 연 4.55%를 제공하며 BNK·HB·JT저축은행은 연 4.50% 정기예금을 취급하고 있다. 저축은행권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4.5%다. BNK·참·유니온·JT친애 저축은행 등이 연 4.5% 금리를 주고 있다. 이어 OK저축은행 연 4.41%, 동원제일저축은행 연 4.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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