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 압박,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시장 전망치 상회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불거지며 유가증권시장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조654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월 말까지 약 13조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6월 들어 반전해 1년여 만에 다시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월별로는 6월 1조720억원, 7월 1조9750억원, 8월 9350억원, 9월은 이날 기준 152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아울러 지난 6거래일 동안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조1100억원에 달한다. 일일 외국인 투자자금이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차익 실현 외에 계속되는 금리 상승 압박도 외국인 자금 이탈을 자극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은 전날 기준 3년물이 3.85%대, 10년물이 3.9%대로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밤 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7%로 집계됐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3.6%보다 높고 전월 3.2%보다 높다. 14개월 만에 최고치로 금융투자업계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한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중시하는 근원 서비스에서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주거비 제외) 물가는 이번에 0.4%를 기록했다"며 "12월에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와 국제 유가 상승 압박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8일 달러인덱스는 105.07까지 상승했다. 달러인덱스가 105를 넘긴 것은 지난 3월 10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달러화 약세와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졌으나 하반기를 기점으로 달러화 강세와 함께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했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시장 위주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유가 상승 압박도 금리 추가 상승 여부에 변수가 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유가 영향력은 다음 주 FOMC 회의 때까지 경계감을 키울 전망"이라며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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