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지중해 허리케인 '다니엘'이 북아프리카 리비아 항구도시 데르나를 덮치며 발생한 홍수 피해로 약 8000명이 숨진 가운데, 실종자 수를 감안하면 사망자가 2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리비아 정부 관계자는 “홍수 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8000명이며 실종자는 1만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다니엘이 막대한 비를 뿌리면서 댐 2곳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데르나의 4분의1 정도가 홍수에 휩쓸렸다. 데르나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약 900km 떨어진 항구도시다. 리비아는 영토가 사막과 산으로 덮여 있어 주민들이 주로 좁은 해안가에 모여 사는 특성이 있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피해가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가 1만8000명에서 2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10만명의 데르나 인구 가운데 5분의1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댐 붕괴 직후 건물, 자동차, 사람이 홍수로 쓸려나간 자리에 시신이 수십 구씩 떠올랐다. 데르나시는 시신 수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 도시의 4분의1을 파괴한 강한 허리케인이 발생한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중해에서는 한 해 2~3차례씩 '메디케인(medicane)'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는데, 해수면 온도 상승이 파괴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바다가 산업화 등으로 인간이 배출한 열 90%가량을 흡수한 결과다. 영국 브리스톨대 기후과학 교수인 리지 켄든은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앞으로 더 파괴적인 홍수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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