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 해안도시 데르나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만1300명으로 늘어났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까지 데르나에서 최소 1만1300명이 사망했고, 1만1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OCHA는 데르나 이외 리비아 동부 다른 지역에서도 17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북동부 전역에서 4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중 데르나에서만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데르나의 인구는 10만명가량이다.
OCHA는 이어 "(사망자) 통계치는 구조대원들의 생존자 수색 작업이 계속됨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생존자들마저 2차 재앙에 직면한 상황이다. OCHA는 “이번 홍수로 수년간의 분쟁으로 인한 지뢰와 전쟁잔류폭발물(ERW)의 위치가 바뀌면서 이동 중인 수많은 난민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홍수 피해를 입은 약 30만명의 어린이는 콜레라와 영양실조, 설사와 탈수증에 걸릴 위험은 물론 폭력과 착취 위험에도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일 데르나는 폭풍 대니얼로 인한 폭우로 댐 두 곳이 잇따라 붕괴하면서 도시를 덮쳐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댐 붕괴와 건물 노후화, 대피령 발령 지연, 기후위기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현지 검찰은 전날 댐 붕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알세디크 알수르 리비아 검찰총장은 댐 붕괴 경위와 붕괴 후 피해 방지 실패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사 발생 후 논란이 됐던 대피령 발령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최대 피해지역인 데르나에는 유엔과 유럽연합(EU), 중동 국가 등 국제사회가 보내온 구호 물품이 처음으로 도착했다. 의약품과 수술 장비, 사체 처리용 도구는 물론 식량과 천막, 담요 등 이재민 생존을 위한 물품들도 들어왔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지난 15일 “구호의 우선순위는 물과 대피처, 음식, 1차 의료”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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