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본격 논의 시작...물가부담·정치셈법에 '동결' 가능성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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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3-09-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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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부, 기재부와 4분기 기준연료비 조정 협

  • 방문규 "요금 인상 국민 부담 가중...구조조정 먼저"

  • 추석 민심 악화할라...이달 말이나 내달 초 발표할 듯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 논의를 시작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역대 최대 규모 적자가 우려스러운 상황이지만, 물가 안정 등을 감안해 일단 동결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을 의식한 정치권의 정무적 판단도 요금 인상을 막아설 수 있다.

19일 전력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한전으로부터 올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기획재정부와 4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한 기준연료비 조정 논의를 시작한다. 

전기료는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 조정요금은 연간 ㎾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되는데, 상반기에 이미 법정 상한선을 모두 올린 상태다. 기후환경요금 역시 1분기 1.7원 인상한 이후 올해는 이를 유지하기로 했다. 결국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가를 열쇠는 기준연료비가 쥐고 있는 셈이다.

요금 인상 여부와 폭에 관심이 쏠리는 건 여건이 녹록지 않아서다.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한전 입장에선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산업부는 '한전 경영 정상화 방안'에서 2026년까지 한전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h당 51.6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1분기 13.1원, 2분기 8.0원이 올라 적정 요금 인상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산술적으로 4분기에만 kWh당 30.5원을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점점 커지는 물가 부담이 요금 인상을 가로막고 있다. 난방기 사용으로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겨울철이 시작하면서 요금 인상은 곧 서민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기요금까지 오르면 서민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전의 재무 상황이 어렵다는 건 인지하지만 실제로 요금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요금 인상 문제는 국민 경제에 너무나 큰 문제"라면서 "지난 1년 간 정부에서 전기요금을 40%나(올려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요금조정이 필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 수준이 되려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되지 않고는 그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전 재무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조정이 필요하지만 구조조정도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정무적인 판단이 요금 인상을 막아설 가능성도 크다. 지난 2분기에도 정부와 여당이 요금 인상을 전력 보류하면서 40일 넘게 늦춰진 바 있다. 

4분기 전기요금은 빠르면 오는 21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상 여부와 폭 등 논의해야 할 사안이 많아 발표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추석 연휴 전기요금 인상 이슈가 오르내리면서 민심이 악화할 것을 고려해 명절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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