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짜리 선거법 시효에 반쪽 '허위 인터뷰' 수사...형벌권 연장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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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3-09-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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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검찰이 '김만배 허위 인터뷰' 사건에 대해 공직선거법이 아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 선거법상 형벌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사범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형사소송법)으로 수사상 제약도 생긴 만큼, 현재의 공소시효로는 수사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허위 인터뷰' 의혹 선거법 시효만료로 명훼 혐의 우회 적용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은 ‘허위 인터뷰’ 의혹의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압수물을 토대로 보도 정황과 허위사실 인지 여부 정황 등을 확인 중이다.
 
앞서 검찰은 허위 인터뷰의 핵심 당사자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정통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입건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같은 혐의를 적용해 뉴스타파와 JTBC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6일 관련 인터뷰가 보도돼 이미 공직선거법상의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를 대신 적용했다. 현행 공선법상 허위사실 공표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공선법의 짧은 공소시효 때문에 정통망법을 우회 적용한 만큼, 향후 수사 대상 확대에 따라 해당 혐의를 추가 적용하거나 다른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시효문제로 허위사실 유포를 공선법으로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에, 검찰이 적용한 혐의가 정통망법상 명예훼손인 것”이라며 “선거 개입을 통해 국가의 공정한 선거 업무를 방해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수사 결과에 따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선법 허위사실 유포와 정통망법상 명예훼손은 모두 같은 목적범이지만, 정통망법상 명예훼손 입증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목적범은 범죄의 구성요건에서 일정한 목적을 필요로 하는 범죄를 말한다.
 
정통망법 명예훼손이 성립되려면 ‘비방 목적’ 입증이 필수적인데, 검찰이 피의자들에게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입증하고, 허위 보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당초 허위 인터뷰 정황에서 포착한 혐의는 구성요건상 ‘공선법의 허위사실 공표’에 가깝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공선법 250조 2항은 후보자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 등 기타 방법을 통해 후보자 등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을 맡았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 대한 수사를 덮어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뉴스타파가 보도한 것을 두고 ‘대선 개입’ 정황이 뚜렷하다고 본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별법 성격인 공선법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됐을 때, 일반법 성격인 정통망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이를 입증해 처벌할 수 있을지는 따져봐야 한다. 언론보도의 특수성이나 공익적 성격도 고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드러난 정황과 혐의만을 볼 때 해당 사건에서 검찰이 명예훼손 정황을 입증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 변호사는 “현재 압수수색 발부 정황이나 수사에 드러난 상황을 보면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입증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 선거사범 5년새 2.3배 증가...檢도 공소시효 연장 검토

법조계에서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선거범죄 유형을 고려해 공소시효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 일부 주의 경우 선거 범죄 공소시효가 3~5년이라는 점과 비교해 국내법의 시효가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선거 사범의 증가세 역시 이런 목소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대선 때 선거사범 수는 2000명을 넘겼다. 이전 19대 대선보다 2.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검찰도 지난 ‘전국동시 조합장선거’ 수사를 계기로 위탁선거법상의 6개월의 공소시효를 1년 또는 2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수사준칙 개정을 통해 ‘선거범죄 시효완성 3개월 전 검·경간 필수적 협의’를 도입해 수사 협력절차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 검수완박법 시행으로 공선법의 금품선거 등 일부 선거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개시만 가능해진 상황에서, 단기 공소시효로 인해 사건이 집중 송치되는 문제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6개월 안에 선거사범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수사가 복잡한 사안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 개시가 어려워지는 문제로 공소시효 연장 필요성에 대한 검토 여지가 다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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