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8나노 반도체 첫 공개...팻 겔싱어 CEO "초미세공정 파운드리 혁신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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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너제이(미국)=임민철 기자
입력 2023-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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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삼성·TSMC 대항마 2㎚, 1.8㎚ 공정 동시 가동

  • 겔싱어 CEO "생성 AI 시대 엔비디아 AI 반도체 경쟁자는 인텔뿐" 강조

  •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인텔 AI칩으로 더 강해져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 인텔 이노베이션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 '인텔 이노베이션'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인텔이 2024년 가동하는 2㎚(나노미터, 10억분의1m)와 1.8㎚ 공정에서 생산한 반도체 칩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TSMC 대비 앞선 공정 기술력으로 3㎚ 공정 가동이 늦은 점을 만회하면서 향후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19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3’ 행사 기조연설에서 ‘인텔 20A’로 불리는 공정에서 생산할 차세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애로 레이크’와 '인텔 18A' 공정에서 만든 반도체 웨이퍼를 공개하며 인텔의 초미세공정 기술 발전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알리며 삼성전자·TSMC와 함께 전 세계 톱3 파운드리 업체가 되기 위해 ‘4년 내 다섯 노드’ 개선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2025년까지 △인텔 7 △인텔 4 △인텔 3 △인텔 20A(Ångström, 1옹스트롬=0.1㎚) △인텔 18A 등 5개의 팹(Fab)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각각 7㎚, 4㎚, 3㎚, 20옹스트롬(2㎚), 18옹스트롬(1.8㎚) 수준의 초미세 공정이다. 인텔이 나노를 대신할 옹스트롬이라는 단위를 꺼낸 것은 2㎚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세대 간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인텔 7 공정은 이미 양산 단계다. 인텔 4 공정은 생산 준비를 완료했다. 인텔 3 공정은 올해 말 생산을 시작한다. 2024년 상반기에는 인텔 20A 공정 생산에 들어가고 하반기에는 인텔 18A 공정 생산을 시작한다. 20A 공정에서 차세대 PC용 칩을 만들고, 18A 공정으로 ‘클리어워터 포레스트’라 불리는 초저전력 서버용 칩을 만들 계획이다. 이는 1.8㎚ 공정 운영을 2025년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을 반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그동안 삼성전자·TSMC 팹으로 몰렸던 애플·엔비디아·퀄컴·AMD 등 대형 팹리스들을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인텔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회사 성장의 기회로 보고 인텔 반도체가 전 세계 AI 기술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의 서버용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특히 머신러닝·AI 작업에 필요한 ‘병렬 연산’ 효율이 뛰어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인텔의 서버용 CPU인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성능을 중시하는 ‘에메랄드 래피즈’와 저전력·친환경을 강조하는 ‘시에라 포레스트’로 나뉜다. 에메랄드 래피즈는 인텔 7 공정에서 생산하며 올해 12월 14일 정식 출시한다. AI 시스템이나 연산 집약적 업무(HPC) 등에 특화한 성능 중심의 P코어를 탑재했다. 시에라 포레스트는 단순 작업을 처리하는 대규모 확장 시스템(일반 서버)에 적합한 E코어를 탑재한 모델로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인텔은 생성형 AI 등으로 인해 급격히 발전한 서버용 GPU에 비해 CPU 성능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고려해  P코어 기반 신형 제온 칩인 ‘그래나이트 래피즈’를 2024년 상반기에 출시한다. 그래나이트 래피즈는 전 세대 CPU보다 AI 시스템 처리 성능이 2~3배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AI·머신러닝 시스템 성능을 높이는 ‘AI 가속기(AI 반도체)’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텔 자회사 하바나랩스에서 만든 AI 가속기 ‘가우디2’가 엔비디아 H100, A100 등 최신 서버용 GPU 대비 일부 AI 모델 훈련·추론 성능 우위를 달성한 벤치마크 결과를 제시했다. 인텔 관계자는 “최근 MLPerf(AI 반도체 벤치마크) AI 추론 성능 측정 결과에 따르면 인텔 가우디2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유일하게 실용적인 (엔비디아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겔싱어 CEO는 제온 칩과 가우디2 가속기로만 구성한 AI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스태빌리티 AI’에 공급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스태빌리티 AI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오픈소스 이미지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만든 영국 AI 스타트업이다.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이미지 생성 AI 시장을 장악한 성과로 지난해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AI 모델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이미지 생성 AI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가우디2는 추론 성능이 A100보다 2.5배, H100보다 1.4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이날 인텔의 CPU·GPU를 활용해 생성 AI를 개발하려는 개발자를 위한 ‘인텔 개발자 클라우드’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개발자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가우디2를 비롯해 5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인텔 데이터센터 GPU 맥스 시리즈 등 다양한 인텔의 AI 반도체를 사전 체험하고 생성 AI 학습·추론을 진행할 수 있다.

겔싱어 CEO는 “AI는 앞으로 전체 산업 생태계에 더 많은 접근 기회, 확장성, 가시성, 투명성, 신뢰성을 제공해야 한다”며 “인텔은 반도체 중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 전문성으로 AI 주도 경제 성장을 의미하는 ‘실리코노미(Siliconomy)’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 인텔 이노베이션 기조연설에서 인텔 20A 공정용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 '인텔 이노베이션' 기조연설에서 인텔 20A 공정용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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