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상승의 주범은 '배달 수수료'가 아닌 '식자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 결과에 따르면 외식업주 10명 중 9명(90.38%)이 외식물가 상승 주범으로 ‘식재료 비용 상승’을 꼽았다. 배달 수수료를 물가 상승 원인으로 꼽은 비율은 0.61%에 불과했다.
업주들은 메뉴 가격을 올린 또 다른 이유로는 △프랜차이즈 등 본사 지침(2.81%) △ 수도∙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2.19%) △고용난으로 인한 업무 인력(1.40%) 등을 꼽았다.
외식업주들은 식재료 중에선 ‘채소’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했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8월 상추 kg당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2%, 양파는 5.9%, 파 10.1% 상승했다. 식용유 역시 러-우전쟁과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제한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품목이다.
식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조사 업체의 38%(1140개)는 최근 1년 6개월(2022년 1월~2023년 6월) 사이 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인상 폭은 500~1000원 미만이 34.47%로 가장 많았고, 1000~2000원 미만(31.58%), 2000원 이상이 17.28%로 나타났다.
메뉴 가격이 올라도 식당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59.80%가 영업이익이 ‘현상 유지’했다고 답했고, 32.50%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경우는 7.70%에 불과했다. 메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업체 중 69.95%가 동결 이유를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식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향후 가격 인상을 예고한 업체도 있다.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가’란 질문에 전체의 13.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외식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식재료 가격안정’(74.63%)이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공공요금 할인’(49.40%), ‘대출이자 납부 유예’(24.83%), ‘외국인 인력 도입 등 고용난 지원’(13.13%) 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주는 식자재 구매비로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데 식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어려움이 크다”며 “식자재 가격 인상이 계속되는 만큼 향후 외식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