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해 “패권주의에 맞서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한다”며 밀착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 다자간 국제기구를 통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패권과 진영 대결에 저항하여 국제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각종 혼란에 직면한 국제정세 속에서 경제 글로벌화에 역행하는 일방적 행위는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며 “양측은 다자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며, 국제질서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견제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에 뜻을 같이 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지지 표명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 지지한며 이를 왜곡하고 먹칠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라시아 경제 동맹과 연대를 강화하여 지역 통합 프로세스를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일대일로 대항마로 내놓은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구상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한 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두 정상 간에 회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또한 푸틴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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