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원유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이란과 수감자 교환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눈을 감아줬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전현직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수감자 교환 배경에 미 정부의 소극적인 국제 제재 집행 결정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미국과 이란은 수감자 5명을 맞교환했다.
양국 사이에는 협상 중에 긴장감을 높이는 행동을 자제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WSJ는 "이란군이 페르시아만에서 외국 유조선을 위협하거나 미국이 이란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의 행동은 삼가자는 양측의 양해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를 단행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이란 원유 생산량이 일간 300만 배럴을 넘겼고 수출량은 일간 200만 배럴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산 원유 최대 고객인 중국을 향한 수출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이던 수출량은 올해 하루 140만~160만 배럴로 증가했다.
일부 비영리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직접 확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위성 이미지 분석으로 미국의 제재를 피하고 있는 유조선 수십 척의 행방을 파악했다. 실제 원유시장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이란산·러시아산 원유 등을 몰래 실어 나르는 유령 유조선이 수년 전 60척 수준에서 이제 300척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 소극적 실현은 유가 안정을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이란 원유가 세계 시장에 공급되면서 가격 안정을 노리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돌파하고 100달러를 눈앞에 둔 가운데 물가 인상으로 인한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미 의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공화당을 중심으로 이란 등에 대한 강경론이 나온다. 조니 언스트(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유화적 자세를 끝내야 한다"며 제재 집행 강화를 촉구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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