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신의 바람을 타고 올해 들어 폭등했던 엔비디아 주가가 이달 들어서 14%나 하락했다. 국채 금리 상승, 반도체 업계 불안, 투자자들의 가치 평가 등이 반도체주를 압박하면서 올해 상반기 놀라운 랠리를 보였던 반도체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초 반도체주는 급등했다. 필라델피아 SE 반도체 지수는 7월까지 50% 넘게 올랐다. 반도체주 상승을 이끈 것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186%나 폭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반도체주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SOX 반도체 지수는 이달 7%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같은 기간 14% 넘게 밀렸다. 램리서치는 12%,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KLA는 각각 10% 넘게 하락했다.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친 Arm의 주가는 5일 연속 내렸다.
애널리스트들은 AI 훈풍에 대한 시장의 환호가 잦아들면서 반도체주 상승세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상반기에 무서운 속도로 관련주들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이들 회사에 대한 가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점 역시 기술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리고, 내년까지 5%를 넘는 고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후 2년물 국채 금리는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기조도 문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서 AI 칩 등의 대중국 수출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TSMC가 최근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에 첨단 반도체 생산 제조 장비의 납품을 늦춰달라고 통보한 점 역시 반도체 경기 전망에 암운을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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