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챗봇으로 기업의 미래를 그리는 시대가 도래했다. 데이터와 사용자, 그리고 ‘소통’이 있는 곳이라면 어떤 영역이든지 챗봇을 붙일 수 있는 세상이다. 일상에 뿌리내린 챗봇은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 기업과 사용자의 편의를 높여주고 있다.
챗봇은 AI(인공지능)가 활약하는 가장 대표적인 시장이지만, 역설적으로 고객이 가장 불만족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2021년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실시한 대국민 AI 이용 인식조사에 따르면 챗봇은 AI 서비스 만족도 순위에서 5점 척도 중 3.18점을 받아 최하위 순위를 기록했다.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 해결에 적합한 도움을 주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챗봇은 과거 전통 챗봇과는 양상이 다르다. 자율 AI 에이전트(Autonomous AI Agent)라는 검증된 기술력과 결합돼 탄생한 차세대 AI 챗봇은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자율성을 갖고 주체적으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진화를 거듭해 가고 있다. 마치 영화 속 등장하는 AI 비서 ‘자비스’와 같은 모습을 연상케 한다.
최근 부상한 자율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챗봇이 말을 알아듣고 정보를 도출해 내는 것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쓸모 있는 비서 또는 안내원으로서 기능할 것이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가령 기존 챗봇은 답변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자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지만, 자율 AI 에이전트 챗봇 솔루션은 사람이 목표만 명령하면 사용자 니즈를 파악하고 스스로 프롬프팅을 하는 과정을 반복해 결과물을 제공하거나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
자율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챗봇 솔루션은 별도의 챗봇 빌더나 시나리오 설계가 없이도 자동으로 사용자와 기업 간의 목적에 최적화된 챗봇을 구축할 수 있다. 챗봇 빌더 이전의 시대에는 수천 줄의 코드작업을 통해 진행되었던 시나리오 설계 작업이 노코드로 가능해진 것에서 나아가, 자율 AI 에이전트 챗봇 시대에는 문서를 올리기만 해도 원하는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챗봇이 설계되는 것이다.
이 기술의 방점은 크게 5가지다. AI가 사용자 요청을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 다양한 사례나 동향, 전략을 자체적으로 비교·분석한 후 △쉽게 해결 가능한 작은 단위 문제로 분리하고 △외부 툴을 활용해 처리한 뒤 △반복적으로 결과물을 검증·검토하고 △메모리에 저장해 둔 사용자 페르소나와 정보를 활용해 결과물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적합한 답변을 사용자에게 제공해 사용성과 편리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기업의 실질적인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된 자율 AI 에이전트 챗봇은, 기업과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인 셈이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대화형 AI 기업 스켈터랩스 역시 기업의 사용 목적에 더욱 최적화된 자율 AI 에이전트 챗봇을 구축하고,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율적으로 과업을 수행하고 결과물을 제공하는 ‘자비스’로서 기능하게 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기술적인 해결 과제와 연구개발이 더욱 필요한 영역이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챗봇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챗GPT가 IT업계의 혁신이라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AI를 한층 더 가깝게 우리의 삶 속으로 끌어왔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단순한 말벗이 아닌 똑똑한 동료로 삼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 AI 에이전트 챗봇을 고도화하면 자비스와 같은 조력자를 개발하는 것도 더 이상 공상과학 속 이야기만은 아니게 된다.
기업이 구축할 수 있고 구현할 수 있는 챗봇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챗봇이 아니다. 구현의 가능성에서 더 나아가 능동적인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경쟁력을 갖춘 챗봇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꿈꾸는 자비스의 폼팩터는 이미 자율 AI 에이전트로 조형됐다. 속속 자율 AI 에이전트가 연구실을 걸어 나오고 있다. 자율 AI 에이전트가 그리는 챗봇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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