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공직선거라는 점에서 수도권 민심을 미리 살필 수 있는 '바로미터'로 평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간 대리전 구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 생각은 다르다. 정치적 프레임을 신경 쓰기보다는 지역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정치 이슈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김태우 "정치 프레임 불편해···강서구민 살림 잘 챙기는 게 본질"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강서구 보선을 '윤석열-문재인' 대리전으로 보는 정치권 시각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강서구 숙원사업인 고도제한 규제 완화와 정비사업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전·현 정권 간 대리 구도' 혹은 '검경 대리전 구도'라는 평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강서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어떤 후보가 강서구민 살림을 잘 챙기느냐가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서구민들도 정치 프레임으로 엮는 것을 불편해 하고 나 역시 싫어한다"며 "어떤 후보가 좋은 공약, 좋은 정책을 현실성 있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강서구청장과 구의회 모두 16년 동안 민주당이 독식해 왔다"며 "민주당 텃밭에서 6개월 만에 강서구 숙원사업 2건을 해결했다"며 "이제는 새로운 물이 흐름을 바꿀 때"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진 후보자에 본인이 앞서는 경쟁력에 대해 "강서구에서만 3번째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전임 구청장으로서 구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선 초기 민주당 측 방점은 검경 프레임이었다"며 "최근 들어 민생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조금 늦지 않았나 싶다"고 평했다.
진교훈 "보선은 특권정치 對 민생행정의 대결···전략공천에는 책임 느껴"
진 후보는 역시 '검경 프레임'으로 엮는 정치권 분석에 대해 "보선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구청장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강서를 위한 '진짜 일꾼'을 뽑기 위한 선거"라며 "강서구민은 선거가 정쟁으로 흐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는 '몰상식 대(對) 상식' ‘특권정치 대 민생행정'의 대결"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당에서 사실상 전략공천했다'는 비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개인의 선거를 넘어서 앞으로 민주당이 현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실마리가 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했던 모든 후보들께는 여전히 죄송함과 위로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경쟁후보들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에 동참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강서구 민주당원들은 똘똘 뭉쳐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구체적인 점수를 매길 수는 없겠지만 무모한 독주를 이어가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민생은 정치가 살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다. 민생이 없으면 이념이 무슨 소용이겠냐"고 반문했다.
진 후보자는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잘 안 되는 곳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찾아 대안이 빠르게 마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갈등 관리'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혹시 모를 피해를 입는 세입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대책 역시 세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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