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관련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구은십(金九银十·금 같은 9월, 은 같은 10월)의 절정기인 중추절·국경절 황금연휴(9월29일~10월6일)가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기간이 될 전망이다.
중국 경제 용어인 금구은십은 새학기 시작과 더불어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가 몰려 있어 주택 거래가 활발한 시기다. 이에 따라 올해 황금연휴를 통해 침체에 빠진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반등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6일(현지시간) “다가오는 황금연휴가 업계 활황기와 겹치는 만큼 이 기간 중국 부동산 시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며 “주택시장 둔화가 중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업체들은 주택 매매를 통한 현금이 절실하기 때문에 황금연휴를 잃는다면 그 어느 때보다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전했다.
지방정부들 역시 규제를 줄줄이 완화하고 나섰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 완화에 대해 미온적이었던 1선 도시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베이징, 상하이와 함께 4대 1선 도시로 꼽히는 광저우와 선전은 최근 비거주자의 부동산 구매 제한과 소유 가능 주택 수 제한 등의 규제를 풀었다.
다만 당국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업계 악재가 잇따르면서 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날에는 헝다그룹의 신규 채권 발행을 통한 기업 회생 방안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에 부동산 개발업체 지수들이 폭락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예비 매수자들이 선뜻 구매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아울러 높은 실업률, 소득 감소와 함께 우후죽순 착공 후 건설이 중단된 미완성 아파트에 대한 불안심리도 주택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장훙웨이 징젠컨설팅 창업자는 “올해 부동산 매매가 매우 부진했기 때문에 앞으로 두 달 안에 거래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연말을 향해 가면서 개발업체들이 매매를 촉진하려 함에 따라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까지 부동산 시장 살아나지 않으면 중국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 안팎) 달성이 어려울 수 있어 부양책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연구회사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의 천원징 애널리스트는 “1선 도시들의 (추가) 규제 완화 여부는 주택시장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광저우의 조치는 이러한 완화 움직임이 더이상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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