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가에서 '비중 확대'의 적기로 언급되는 업종은 반도체와 항공업종이다. 반도체는 고금리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주 잔고 확대를 대비한 비중 확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항공업종도 유가가 높은 상황을 오히려 저점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최근 7거래일 간 4.35% 하락했다. 이에 비해 반도체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반도체 재고 소진과 기업의 PC 교체 수요 증가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높은 재고 수준, D램 가격 하락 추이를 고려하면 반도체 3분기 실적은 현재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도체 업종의 최저 실적 전망치 기준 실적 방향성은 개선되는 추세다.
공정에 따라 반도체 장비주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장비 투자액이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선단 공정에 대한 투자가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D램은 1a, 1b 나노미터(nm)로 진입하면서 공정 절차의 단계가 늘어나고 공정 방법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미세공정화(Tech migration)를 위해선 생산라인을 멈추고 장비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는 이에 따라 최근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이 개선된 이후 라인을 멈추는 것은 부담이므로 감산을 위해 라인 가동률을 낮춘 다운턴 시점에 교체 작업을 진행한다"며 "이후 업황이 턴어라운드해 업사이클에 진입하면 미세공정화가 이어지는 동시에 FAB 증설 투자가 증가하면서 장비 수주 잔고는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전공정 장비주에 대해 매수와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분석 기업 중 최선호주는 유진테크"라며 "유진테크는 올해 삼성전자의 1a nm 미세공정화 수혜로 장비 투자가 급감하는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은 삼성전자의 1b nm 미세공정화 수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신규 장비 수주가 하나도 없었던 SK하이닉스의 투자가 더해진다"며 "차선호주는 주성엔지니어링, HPSP"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고유가'라는 악재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KRX 운송지수도 최근 7거래일 사이 1% 넘게 하락했다. 운송업종 내에서도 특히 항공주의 주가가 부진하다.
항공주는 유가, 환율에 민감한데 최근 유가 상승 국면에서 항공주의 비용문제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현재 해외여행 수요가 높지만 결국 경기 사이클을 따라 둔화되거나 공급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임이 하락할 수 있다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8월 국제선 운항편수는 2019년 대비 77% 회복한 반면 실제 여객은 81%로 공급보다 더 많이 늘었다"며 "신생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항공기 도입 계획들이 부각되고 있지만 연말 국적사 기재 규모는 2019년은 물론 2018년 수준도 밑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항공업종 주가는 여객 부문이 아직 흑자전환하지 못했던 지난해 9월보다 더 낮다는 점에서 과도한 저평가 구간"이라며 "그만큼 악재는 주가에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유가가 길어질수록 인플레이션 부담도 커져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치외교적 대응책이 나오거나 아니면 결국 경기가 악화되거나 어느 쪽이든 유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유가가 피크일 때 항공주 주가는 저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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