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보험·은행 등 각종 배당주들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표 배당주인 통신업종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어둡다. 올 3분기 통신 3사들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 KT에 대해서는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통신 3사가 포함된 KRX방송통신 지수는 올 3분기(7월 1일~9월 30일) 동안 0.03% 올랐다. 반면 같은 배당업종인 KRX보험 지수는 12.39%, KRX300금융 지수는 7.90%, KRX은행 지수는 6.97% 등 10% 내외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올 3분기 통신 3사가 엇갈린 성과를 내면서 지수 상승률이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지수에 포함된 SK텔레콤(SKT)은 11.59% 오른 5만2000원을 기록했다. 그 외 KT는 11.24% 오른 3만3150원의 성과를 낸 반면, LG유플러스는 –3.45% 내린 1만36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통신 3사별로 다른 매수 포지션을 추천, '최선호주'로 SKT를 꼽았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업종 중 '톱 픽'으로 제시한다"면서 "알뜰폰(MVNO) 비용과 관련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고, 하반기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올 10~11월 자사주 매입과 함께 SKT에 대한 수급상 매수 우위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기저가 낮은 관계로 올해 3사 중 가장 높은 이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배당금 7200억원, 자사주 소각 1800억원 외에도 도심항공교통(UAM), 인공지능(AI), 양자암호통신 등 5G, 6G와의 연계성이 높은 신사업에서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낮은 멀티플, 높은 기대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LG유플러스의 주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김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기간 부각될 호재가 없는 점"이라며 "3, 4분기 실적이 부각되기도 어렵고, 배당이 이슈화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연간으로는 이익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LG유플러스의 주가가 탄력적인 주가 상승을 나타낼 가능성은 낮다"면서 "서비스 매출액 성장률 둔화, 규제 강도 강화 양상을 감안할 때 멀티플이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낮아질 수 있는 국면이다. 주가가 본격 상승하려면 5G 어드밴스드 서비스 출시 논의와 함께 요금제 준비가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KT에 대해서는 매수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김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어떠한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현 가격(3만2000원대)에서 KT를 매수하는 데 따른 이점이 크지 않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반기 실적 추세가 불안한 데다가 이동전화매출액 흐름을 감안하면 2024년도에도 실적 호전은 기대하기 어렵고, 기대배당수익률도 낮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KT의 기대배당수익률은 5.9%다. 이는 SKT와 LG유플러스와 비교했을 때 낮은 편에 속한다. 김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낮은 통신사의 주식을 매입할 이유는 없다"며 "3분기 어닝 시즌 돌입 전 KT에 대한 매수 비중을 적극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KT가 상반기 경영공백 이슈 등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것을 고려하면 배당 재원이 충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신사들의 배당정책은 기업가치와 주가에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았다"며 "KT의 새로운 배당 정책은 기존 배당성향 50%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4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KT는 작년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할 것이고, 내년에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KT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6G(2030년 예상) 이전까지 대규모 시설투자(CAPEX) 계획도 없으며, 뛰어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배당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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