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간접 펀드, 국내-해외 운용사 합종연횡 '가속'…노하우 전수·시장진출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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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10-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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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사]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와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손을 잡고 국내에서 재간접 펀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주식 엑티브 펀드로만 승부를 보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져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노하우'가 필요하고, 해외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소재지를 두고 있지 않아 리테일 사업에 있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는 신영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재간접 펀드 상품 출시했다. 상품은 베일리기포드의 장기 글로벌 성장주 펀드인 ‘LTGG(Long Term Global Growth)’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LTGG는 지난달 말 기준 엔비디아(7.66%), 아마존(6.14%), 테슬라(4.97%), 핀둬둬홀딩스(4.69%), ASML(4.20%)을 비롯한 글로벌 성장주 37종목에 압축 투자한다. 상반기 수익률은 28.16%를 기록 중이다.
 
베일리기포드뿐만 아니라 국내·외 운용사들 간 합종연횡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8월 키움자산운용은 JP모건과 협력해 일본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상품 출시했다. 7월에도 외국계 자산운용사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가 주식 재간접펀드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같은달 NH아문디자산운용도 아문디와 손잡고 재간접 주식형 펀드를 선보였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국내 자산운용사와 해외 자산운용사 간의 협업을 통해 재간접 펀드 상품을 출시하면 양측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서홍 베일리기포드 한국 총괄 대표는 "JP모건을 비롯한 외국계 금융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리테일 영업을 할 수 없다"며 "국내 운용사에서 펀드 비히클(형태)을 만들어주면 비히클을 통해서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운용사 입장에서는 국내 리테일 시장에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국내 자산운용사를 찾으면서 상품을 런칭하려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해외 운용사와 협업을 통해 해외 투자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가 직접 해외 펀드를 운용하기에는 아무래도 외국 운용사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국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수사하고 있는 디스커버리펀드가 해외 주식 재간접 펀드였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미국 자산운용사 DLI가 운용하는 펀드에 재간접투자하는 펀드 상품 등을 팔았는데, 지난 2017년부터 기업·하나·신한은행 등 은행 3곳과 증권사 10곳에서 판매됐다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관리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되면서 261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재간접 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는 상품 구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문제가 된 디스커버리펀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DLG의 사모사채를 매입해 증권사와 시중은행 등에 판매했다. 베일리기포드-신영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JP모건, NH아문디자산운용-아문디 등이 시장에 내놓은 펀드는 공모펀드다. 사모펀드 기반의 채권‧부동산에 대한 재간접 투자가 아닌 공모펀드 기반의 종목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제2의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에 대한 우려가 기우일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재간접 펀드 상품이 지닌 리스크가 얼마나 투명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기가 어려운 만큼, 국내운용사들은 해외 운용사들이 담고 있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리스크가 없는지 정확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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