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장비 및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대한 신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10월 초 대중국 반도체 장비 및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대한 신규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AI 반도체 등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당시 잠정 발표 이후 약 1년 동안 상무부는 최종 규정 발표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중국은 미국 측과의 대화를 토대로 수출통제 발표 1년에 맞춰 업데이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수출통제 조치는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와 네덜란드·일본 등 미국의 협력국에 대한 신규 규정을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A800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반도체인 'A100', 'H100'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사용을 낮춰 만든 범용 반도체인 A800으로 제재의 구멍을 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저사양 반도체 공급도 금지될 가능성이 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제한도 명문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월 네덜란드 정부의 고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 제한 계획이 알려졌다. 노광 장비는 레이저로 반도체 표면에 전자회로를 새겨넣기 위한 장비다. 기존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제한에 이어 고급 DUV 장비제한으로 통제를 확대한 것이다.
일본의 제조 장비 제한도 명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대중국 수출 통제 품목에는 극자외선(EUV) 관련 장치, 회로 중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에칭 장치, 에칭 작업 시 부품을 보호하는 성막 장치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10~14㎚(나노미터·10억분의1m) 이하의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품목으로 여겨진다.
이번 수출 통제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 정부에 관련 정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고지한 것에 대해 "대중관계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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