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단식으로 입원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총선 가늠자'로 불리는 만큼 선거유세에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당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표 앞에 놓인 숙제는 만만치 않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그동안 발목을 잡은 '사법리스크'의 일부를 떨쳐냈지만 당내 갈등, 리더십 약화 등 당면과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野 "핵심 당무는 이미 복귀...이번 주 중 퇴원 가능성 커"
민주당 관계자는 4일 이 대표 당무 복귀 시점에 대해 "당무는 이미 복귀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이번 주 중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의 복귀시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전으로 예상된다. 오는 6일과 7일 사전투표가 있는 데다 11일 본투표일인 만큼 퇴원을 미룰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자랑스러운 동지 여러분의 애국심과 애당심을 믿습니다"라는 내용의 '짧은 동영상'(shorts)을 올리기도 했다. 사전투표를 앞두고 진교훈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성격으로 해석됐다.
강서구 보선은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단일 기초단체장 보선의 의미를 넘어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 결과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가 강서구 보선 유세에 참여하면 여당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 여론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칼을 갈고 있다.
'반란표' 내홍수습 과제...'영수회담' 실현은 동력 잃어
이 대표의 당무 복귀 후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였다. 무엇보다 내홍 수습이 시급하다.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이른바 '반란표' 의원들에 대한 처리 문제도 제기된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원내대표가 새 원내지도부를 꾸리면서 징계 논의는 빨라질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윤리심판원 등 시스템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추석연휴 전 제안했던 '영수회담'의 실현 가능성은 적다. 앞서 그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당대표 취임 이후 8번째다. 그는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께서는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며 "대통령과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엉뚱한 데 가서 엉뚱한 말씀을 하실 때가 아니다"라며 "여야 대표 회담으로 빨리 복귀하는 게 정상적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이 대표가 뜬금없는 영수회담 개최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 대통령실에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면서 동력을 잃었다"며 "명분 없는 단식 투쟁과 실현 가능성 없는 영수회담 제안으로 오히려 코너에 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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