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올 3분기 KB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 실적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B금융은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5조 클럽'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399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8876억원) 대비 1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신한금융은 1조2345억원으로 22.6%(3601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9552억원, 8475억원으로 14.9%(1667억원), 5.8%(523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금융지주 순이익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 NIM이 하락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 3분기 은행권 NIM은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판매한 연 4~5%대 고금리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의 이자 지급 비용도 늘었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KB금융 순이익은 1조3662억원으로 7.2%(909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들어 KB국민은행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것이 마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6월 말과 비교해 8월 말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은행은 4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 역시 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이에 3분기에도 KB금융이 2위인 신한금융을 앞서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굳건히 할 전망이다.
KB금융이 3분기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하면 신한금융과 실적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상반기 KB금융은 순이익 2조9967억원을 기록해 신한금융(2조6263억원)과 3704억원 차이를 보였다.
시장에선 KB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 3분기 이미 지난해 KB금융 연간 순이익(4조4133억원)에 육박하면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타행들과 달리 KB금융은 NIM이 소폭이나마 상승한 데다 충당금 규모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가장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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