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영업이익을 10% 이상 웃돈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으로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 적자가 대폭 개선된 영향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본격 턴어라운드 하면서 4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1일 올 3분기 매출액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2022년 3분기보다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1.65%, 영업이익은 258.21%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약 9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반도체(DS) 부문 사업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갤럭시Z 플립5 등 신형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모바일경험(MX) 부문 사업이 선전했고, 삼성디스플레이(SDC) 실적도 보조를 맞췄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이슈도 점차 해소되고 있어 올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최근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면서 미국의 강화된 수출통제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으로, VEU에 포함되면 별도로 건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실체 수출실적도 나아지고 있다. 이날 관세청 '2023년 품목별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대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의 지난 7~9월 수출실적은 약 263억 달러(약 35조2315억원)로 3개월 전(지난 6~8월·약 253억 달러)보다 약 4% 증가했다. 이같은 반도체 수출 실적 개선이 삼성전자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높았던 기저효과와 경기침체가 맞물려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면서 "올 상반기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3분기를 기점으로 완벽히 턴어라운드 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을 향할수록 반도체 수요 증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재고수준의 정상화 등 3박자가 맞춰져 실적에 날개를 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도 전일대비 2.71% 오른 6만82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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