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나랏빚이 11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도 세수가 급감하면서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정부 전망치를 상회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6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조9000억원, 전년 동기 대비 19조3000억원 개선된 수치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전망치 58조2000억원은 크게 상회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순수입에서 순지출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에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수치다. 나라살림 적자가 늘어나는 건 세수 감소 때문이다. 8월 말 기준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조6000억원 줄었다. 법인세가 기업 영업이익 감소 영향으로 20조2000억원 줄었고 소득세도 부동산 거래 감소로 인해 13조9000억원 덜 걷혔다.
세외수입은 19조3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 잉여금 감소와 우체국예금특별회계 이자 수입 증가 때문이다. 보험료 수입이 늘어난 기금수입은 133조5000억원으로 6조2000억원 증가했다.
그 결과 8월까지 총수입은 39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조2000억원 감소했다. 총수입 진도율 역시 63.0%로 지난해 결산과 비교해 8.0%포인트 하락했다. 총수입 진도율은 정부가 한 해 걷어야 할 세금 중 실제 걷은 세금 비율이며 진도율이 낮다는 것은 세금 걷히는 속도가 더디다는 의미다.
총지출은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업과 소상공인 사업 종료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조5000억원 줄어든 42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1조3000억원 적자였다. 정부가 버는 돈보다 쓴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총수입 진도율이 예년에 비해 다소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출 예산 사업들은 정상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며 "민생 안정과 경기 활성화 지원 사업 집행률은 각각 79%, 70% 수준으로 최대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10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2조1000억원, 지난해 말 대비 76조5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올해 말 전망치 1101조7000억원을 상회한다.
정부는 향후 국고채 상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연말 국가채무가 전망치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국고채 상환 규모는 24조원이다.
1∼9월 국고채 발행량은 144조4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167조8000억원) 대비 86.1% 수준이었다. 9월에만 외국인 국고채 투자가 1조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고채 잔액은 9월 말 기준 213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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