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마이크론 최대 고객사인 장보룽(江波龍·301308.SZ)이 1780억원 규모의 대만 반도체 업체를 인수했다.
12일 중국 투자정보매체 둥팡차이푸망에 따르면 장보룽은 전날 선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대만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업체 리청테크놀러지의 자회사 위안청쑤저우의 지분 70%를 확보,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장보룽은 “이번 인수를 통해 메모리 칩의 패키징·테스트 기술과 가동률을 향상해 메모리 웨이퍼 제조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생산 비용 절감, 고객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 회사의 핵심 경쟁력 및 시장 영향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기업으로 전략적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토종 반도체 업체 장보룽은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 칩 개발 및 패키징·테스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창업자를 제외하고는 국가대기금(중국의 국가 반도체 펀드)이 장보룽의 최대 주주다. 국가대기금은 장보룽의 지분 6.23%를 보유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장보룽이 마이크론의 중국 내 최대 고객사라는 점에서 이번 인수가 더욱 주목된다. 2018~2021년 마이크론의 보이즈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33%를 장보룽이 수입했다. 위안청쑤저우 인수 후 장보룽의 마이크론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미·중 기술 전쟁 발발 이후 대중국 판매용 저성능 반도체를 별도로 만드는 등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 대관 업무 책임자를 임명하기도 했다. 오는 11월에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6회 상하이국제수입박람회’에도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론이 상하이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장보룽은 브라질 공장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장보룽은 브라질에서 범용 메모리를 제조해 고객사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장 직후 장보룽 주가는 2%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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