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 안에는 두 개의 골프장이 있다. 1993년 개장한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과 2007년 개장한 시저스 골프 마카오(전 오리엔트 골프클럽)다.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코타이 스트립에 위치했다. 코타이 지역 호텔, 마카오 국제 공항, 타이파 페리 터미널과 15분 거리에 있다. 시내와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다. 아시아 골프장 3000곳을 예약할 수 있는 바이 골프(Bai Golf)를 통해 티 타임을 잡았다.
오전 6시 호텔 로비에서 콜택시를 불러 골프장으로 향했다. 10분 만에 도착했다. 골프장 문은 열려있었지만 클럽하우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영업 시작 시간이 7시라 기다려야 했다.
오전 7시쯤 되니 한 여성이 헐레벌떡 뛰어온다. 늦어서 미안하다면서다. 부랴부랴 클럽하우스 문을 열고 불을 켰다. 휴대전화로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캐디 같았다. "빨리 와"라는 중국어만 알아들었다.
티 타임은 오전 7시 30분. 10분 뒤 한 여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자신을 캐디라고 소개했다. 5분 만에 캐디복으로 갈아입고 카트를 끌고 나타났다. 늦장 개장이지만, 라운드 준비는 빨랐다.
코스는 잘 관리돼 있었다. 디보트 자국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에 잔디가 빽빽하게 심겨 있었다.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를 질주할 수 있는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그린 위에 공을 올렸다. 그린은 관리 상태가 더 좋았다. 경기과에서 걸어 둔 코스 정보가 기억났다. 그린 스피드 8.6피트(2.6m), 주말 골퍼에게 적절한 속도다. 마크하고 직접 라인을 봤다. 공은 원하는 대로 뻗어 나갔지만, 홀에 들어가지 않았다. 라인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파3인 2번 홀도 마찬가지다. 보다 못한 캐디가 다음 홀부터 라인을 봐줬다.
코스는 평지지만, 언듈레이션이 심했다. 난도를 위해 도그레그를 가미했다. 해저드는 과감하게 피해야 했다. 훅 구질인 것을 간파한 캐디는 자꾸만 오른쪽 끝을 목표로 설정하라고 권했다.
아니나 다를까 하이브리드를 쥐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도달하지 못했다. 세 번째 샷은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벙커 샷으로 그린 위에 공을 올렸다. 퍼터로 굴린 공은 홀을 외면했다.
6번 홀이 채찍이라면 8·9번 홀은 당근이다. 넓은 페어웨이로 자신 있게 공을 날려 보냈다. 첫 파와 두 번째 파를 기록했다.
전반을 마치니 앞서 나간 팀이 사라졌다. 이때부터 대통령 골프를 즐겼다. 18홀 전체에 단 한 팀이 공을 치고 있었다.
13번 홀은 핸디캡 2번이다. 파5 515m로 페어웨이가 좁았다. 도그레그가 아닌, 곧게 뻗은 홀이다. 티샷으로 230m를 쳐도 285m가 남았다. 3번 만에 공을 올리기도 힘들었다. 왼쪽 해저드와 착지 지점에 입을 벌리고 있는 벙커가 위협했다. 결국 실수 연발로 5번 만에 공을 올려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골퍼라면 한 번쯤은 두 골프장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80도 다른 매력을 뽐낸다. 도전적인 정글 탐험을 원한다면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원한다면 시저스 골프 마카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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