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계속 이어지자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수익률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배당 시즌에 맞춰 관련 상품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경기 하락 관련 상품이 앞서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두 달(8월 14일~10월 13일) 기준 수익률 1~8위는 인버스 상품이 차지했으며 50위권에서는 절반 가까이(24개)가 인버스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가 18.26% 수익률로 1위다. 그 밖에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10.53%),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9.79%) 등 미국 장기채 ETF들이 상위권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증시 벤치마크인 미국 장기채 금리가 연일 치솟자 금리 상승(수익률 하락)에 베팅하는 관련 상품이 인기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이에 미국 장기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4.7%를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기간 KBSTAR 팔라듐선물인버스는 수익률 12.44%를 기록하며 전체 중 수익률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전쟁, 또 러시아 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팔라듐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팔라듐 가격은 최근 1년 동안 약 42% 하락했다.
나머지 상위권을 점령한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 인버스2X와 코스닥150선물인버스였다. KT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1.32%) 등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상품은 10% 초반대 수익률을 올리며 3~7위를 차지했다.
이어 코스피200 지수 하락에 두 배를 추종하는 KBSTAR 200선물인버스2X(8.32%), ARIRANG 200선물인버스2X(8.08%) 등도 코스닥 인버스 수익률을 뒤쫓고 있다.
두 달 사이 코스피200 지수는 3.90%, 코스닥150 지수는 11.52% 하락했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이어 최근에는 이·팔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부담까지 더 커져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을 자극했다.
이 같은 배경에 이차전지 등 테마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닥 시장은 지난주 요동을 쳤다. 지난 10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2% 하락하며 7개월 만에 800선이 붕괴돼 코스닥 인버스 수익률에 영향을 줬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현물 매도 기조를 유지하면서 선물 매도로 전환했고 대형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났다"며 "FOMC 블랙아웃(발언 자제) 전까지 미국 연준 인사 발언과 중동 지역으로 이·팔 전쟁 확전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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