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역풍, 은행 건전성 관리 비상] 보름새 '은행채 순발행액', 지난달 규모 절반 넘어섰다…주담대 8% 터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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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3-10-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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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1~13일 순발행액, 2조9100억원

  • 이달 '올해 은행채 순발행액 최대치' 전망

  • 주담대·예금 금리, 기업대출 증가 가능성

  • 가계·기업 빚잔치, 은행권 부실 가속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달 중순까지 은행권의 은행채 순발행액이 지난달 발행액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따른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올해 4분기부터 은행권에 대해 은행채 발행 제한을 폐지한 가운데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올해 순발행액 최대치인 지난달 수치를 이달 말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선 은행채 발행 확대가 추후 대출과 예금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해 가계와 기업의 빚잔치는 물론 은행권 부실을 가속화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2조9100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순발행액(4조6800억원) 절반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순발행은 채권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보다 많은 상태로,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얘기다.  

금융권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이달 '올해 은행채 순발행액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당국이 은행권 금리 인상에 따른 과도한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해 4분기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면서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올해 은행권의 은행채 순발행액 현황을 보면 △1월 -4조7100억원 △2월 -4조5100억원 △3월 -7조4100억원 △4월 -4조7400억원 △5월 9595억원 △6월 -1조5005억원 △7월 -4조6711억원 △8월 3조7794억원 △9월 4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순발행액이 올해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해당 월 은행권 주담대와 예금금리가 각각 7%와 4%를 상회한 만큼 연내에 해당 금리가 더 증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상 은행채 발행 증가는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등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주담대 고정·변동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3일부터 주담대 고정·변동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올리고,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0.3%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한·NH농협은행 등 경쟁사들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은행권 예금금리 역시 지난달 4%를 갓 상회하는 수준에서, 이달 초·중반대까지 올랐다. SC제일은행 1년 만기 예금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연 4.3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대출을 부추겨 은행권 부실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우량채인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수록 기존 일반 회사채 등은 소외가 심해져 회사채 발행 기업들은 자사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얻기 위해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 대출 문을 두드리게 되고 은행 역시 자금 조달을 위해 다시 은행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발행 규제가 폐지되면서 은행권이 지금을 은행채 발행을 위한 적기로 내다보는 분위기"라며 "단기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추후 시장금리 인상을 이끌어 부실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움직임에 대한 리스크 관리 관리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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